유상증자가 호재?…일부기업 증자결정후 이례적 상승

  • 입력 2004년 5월 30일 17시 52분


일반적으로 악재로 여겨지는 대규모 유상증자 이후 주가가 급등하는 종목이 잇따르고 있어 눈길을 끌고 있다.

30일 증권거래소에 따르면 조명기기 제조업체 ‘신광기업’은 124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결의한 뒤 이달 13일부터 11일(거래일 기준) 연속 상한가 행진을 이어갔다. 13일 종가기준 845원이던 주가가 3380원으로 4배가 올랐다.

인터넷보안 관련 업체인 ‘세넥스 테크놀로지’는 최근 1400여만주의 주주배정 유상증자를 결의하면서 28일 주가가 기준가 970원에서 출발, 가격제한폭(11.86%)까지 오른 1085원에 장을 마감했다.

석유화학제품 제조회사 ‘카프로’도 최근 191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결의한 뒤 27일(1.22%)과 28일(14.86%·상한가) 이틀 연속 오름세를 보였다.

이들 기업은 모두 대규모 유상증자 실시 결정이라는 재료 이외에 가격이 급등할 만한 뚜렷한 호재가 없다는 게 증시 전문가들의 의견. 때문에 이들의 최근 주가 흐름은 기업가치와 상관없으므로 추격 매수에 신중할 필요가 있다고 충고한다.

LG투자증권 황창중 투자전략팀장은 “유상증자는 중장기적으로 볼 때 주식의 물량 확대로 이어져 주가에 악재로 작용할 수밖에 없다”며 “해당종목의 주가 상승 가능성 등을 꼼꼼이 따져봐야 한다”고 말했다.

또 최근 비슷한 주가 움직임을 보인 일부 종목의 경우 주가가 크게 오른 뒤 급락한 사례가 적잖아 투자에 신중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제빵회사인 서울식품공업은 지난달 초 주당 0.8주를 나눠주는 주주배정 유상증자를 결의한 뒤 주가가 1만7300원(4월 6일 종가 기준)에서 8만원(4월 26일)까지 뛰어올랐다. 하지만 이후 내리막을 걷기 시작해 28일 현재 2만3450원까지 떨어진 상태다.

황재성기자 jsonhng@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