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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4년 5월 27일 17시 2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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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기발광다이오드(OLED) 사업을 둘러싼 삼성SDI와 삼성전자의 신경전이 증권가로도 번지고 있다. 양측의 경쟁으로 인한 삼성SDI의 실적 악화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투자자들이 불안해하고 있는 것.
최근 삼성전자가 대형 OLED 장비를 주문하며 이 분야에 뛰어들 조짐을 보인 것이 발단이다. 디스플레이의 한 종류인 OLED는 초박막트랜지스터 액정표시장치(TFT-LCD)보다 전력 소모량이 적고 생산 가격이 낮다는 등의 장점 때문에 LCD를 능가할 성장 잠재력을 지녔다는 평가를 받는다.
OLED 개발에 주력해 온 삼성SDI로서는 삼성전자의 움직임에 긴장할 수밖에 없는 상태. 더구나 10여년 전 TFT-LCD 분야를 삼성전자에 넘겨줘야 했던 ‘아픈 과거’도 있다.
UBS증권은 이에 대해 27일 “삼성SDI가 OLED 사업을 빼앗길 가능성은 낮다”며 “두 회사의 건전한 경쟁은 오히려 시장 확대 등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분석했다. CSFB증권, JP모건증권 등도 “삼성전자가 삼성SDI의 사업을 당장 위협할 것으로는 보지 않는다”는 의견을 내놨다.
국내 전기전자 담당 애널리스트의 상당수는 “회사 펀더멘털에 영향을 주기에는 너무 이른 ‘기 싸움’ 단계”라는 반응을 보였다. 삼성전자의 연구개발(R&D)이 시장 확대로 결실을 보려면 최소 5년이 걸릴 수도 있다는 것. 그 전까지 삼성SDI의 주가는 실적에 따라 움직일 것이라는 전망이다. 이런 의견이 퍼지면서 이틀 연속 하락했던 삼성SDI는 이날 종가가 13만500원으로 1.56% 오르며 반등에 성공했다.
그러나 장기적인 관점에서 삼성SDI의 성장 동력이 약해질 수 있다는 지적도 만만치 않다.
이에 앞서 교보증권은 25일 “OLED 사업에 대한 두 회사의 갈등은 사업 불확실성과 중복투자 우려라는 측면에서 삼성SDI의 주가에 부담을 줄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정은기자 light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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