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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4년 5월 25일 16시 5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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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납세자 연맹 회원 386명은 25일 보건복지부와 국민연금관리공단에 대한 감사청구서를 감사원에 제출했다. 이들은 “국민연금이 졸속으로 추진돼 국민에게 고통을 준 책임자가 누구인지를 감사해 달라”고 요청했다.
또 ▷정확하지 않은 추정 소득만으로 보험료를 부과한 사실 ▷소득이 줄어든 경우에는 보험금액을 감액 받을 수 있는 데 이를 홍보하지 않은 사실 ▷사보험처럼 납부예외 축소에 따라 직원 개인 실적을 매기고 능률급을 지급했다는 의혹 등에 대해서도 감사를 청구했다.
▶ 국민연금, 이대로 좋은가 (토론장가기)
이 날 청구는 납세자연맹 홈페이지(http://www.koreatax.org/newtax)에서 두 기관에 대한 감사 청구에 동의한 네티즌들에 의해 이뤄졌다.
김선택 납세자연맹 회장은 “감사 청구는 시작에 불과하고 앞으로 좀 더 적극적이고 규모가 큰 온·오프라인 상의 네티즌 항의 활동을 계획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감사원 기획담당관실 관계자는 “감사청구서는 해당 과에서 내부 검토를 거쳐 감사 여부를 결정하게 될 것”이라며 “연금제도에 반대 여론이 높은 만큼 (해당 과에서) 아무래도 좀 더 관심을 갖고 심사하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청와대 게시판도 국민연금 반대 목소리로 홍역을 앓고 있다.
네티즌들은 국민연금 반대 의견 글을 청와대 게시판에 올리는 사이버 시위를 지난 24일부터 시작했다. 이 역시 납세자 연맹이 주도한 시위다. 오전 11시부터 2시간 동안 집중적으로 글을 올리는 방법의 이 시위는 해당 시간이 지난 뒤에도 논쟁 열기가 식을 줄 모른다.
25일 오후 3시20분 현재 가장 최근에 올라온 글 20개 중 18개가 국민연금에 반대하는 내용이다.
이처럼 연금제도에 대한 원성이 인터넷을 달구면서 촛불집회까지 추진되고 있다.
몇몇 안티까페는 25일 오후 "29일 오후 6시 광화문에서 연금제도 폐지를 위한 국민염원의 촛불을 들고 만나자"고 회원들에게 공지 메일을 돌렸다.
네티즌 촛불집회는 이 날 오전 한 사이트에서 처음 제기돼 불과 몇 시간만에 의견이 모아졌다.
안티 국민연금 사이트에는“국민연금을 반대하는 사람들이 있다는 것을 사이버 세상이 아닌 현실세계에서 보여주자”(나설때) “가족들과 함께 참석하겠다. 마음같아서는 횃불을 들고 참가하고 싶다”(연금반대)는 의견이 잇따랐다.
반대 국민연금 사이트(http://antinpc.liso.net)는 25일 오후 한때 다운되기도 했으며 홈페이지 대신“지금 웹 사이트에 액세스하고 있는 사람이 너무 많습니다”라는 메시지가 뜨기도 했다.
상황이 급박하게 돌아가자 연금관리공단측은 당황한 기색이 역력하다.
연금공단 관계자는 “한마디로 사이버 대란”이라며 “민생 문제이기 때문에 청와대나 국무총리실 등에서 각별한 관심을 갖고 있으며 (이들 기관이) 공단측의 대응에 대해 눈여겨 보고 있는 것을 의식할 수밖에 없는 것이 사실”이라고 말했다.
'사이버 대란'에 대한 대응책으로 공단측은 한때 각 지사별로 포털.언론 사이트 등을 나눠 반론 글을 올리는 계획을 세우기도 했다.
공단 관계자는 “그런 계획을 세우긴 했지만 아무래도 더 큰 반발이 따를 것으로 보여 실행에 옮기지는 않았다”고 말했다. 그는 “직원들이 자발적으로 사실과 다른 글에 대해 반론을 펴고 있다”며 “사실 상 전 직원이 인터넷에 매달려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고 말했다.
24일 오후에는 한 네티즌이 연금제도를 옹호하는 글의 아이피를 추적해 공단 직원의 글임을 밝혀내는 등 네티즌과 공단의 줄다리기는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김현 동아닷컴기자 h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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