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투자 제조업 줄고 서비스업 늘어

  • 입력 2004년 5월 20일 18시 32분


한국에 대한 외국인 직접투자는 규모가 줄고 질적 수준도 낮아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무역협회는 20일 ‘외국인 직접투자 현황과 과제’ 보고서에서 생산유발과 고용창출 효과가 큰 ‘공장 설립형’ 투자 비중이 갈수록 줄고 있다고 밝혔다.

반면 단순 지분 확보에만 그칠 가능성이 높은 인수합병(M&A)을 위한 외국인투자는 증가 추세다.

보고서에 따르면 공장 설립형 투자 비중은 2001년 83.1%에서 올 1·4분기(1∼3월) 34.2%로 낮아졌다.

같은 기간 인수합병형 투자 비중은 16.9%에서 65.8%로 높아졌다. 최근 씨티그룹이 한미은행을 인수해 그 비중이 급증했다고 무역협회는 설명했다.

산업별로는 생산유발 효과가 큰 제조업에 대한 투자 비중은 2000년 46.8%에서 올 1·4분기 14.8%로 떨어진 반면 서비스업에 대한 투자 비중은 56.3%에서 79.7%로 높아졌다.

외국인 직접투자 잔액을 국내총생산(GDP)과 비교하면 2002년 기준 한국은 9.2%로 대만(11.9%) 중국(36.2%) 싱가포르(137.5%) 등에 비해 낮다. 세계 평균(22.3%)이나 개도국 평균(36.0%)보다도 꽤 낮은 수준이다.

무역협회 오호영 차장은 “공장설립형 투자와 제조업에 대한 투자가 줄고 있는 것은 창업여건이 나쁜 것을 반영한다”며 “노동문제와 수도권 공장총량제, 복잡한 인허가 절차 등 실물투자와 관련된 규제를 개선해야 한다”고 말했다.

허진석기자 jameshuh@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