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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4년 5월 10일 17시 5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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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따로 경제 따로’=블룸버그통신과 뉴욕 타임스 등 해외 언론에 따르면 미국에 본거지를 둔 글로벌 기업 대다수는 반미 감정에 따른 불이익을 거의 경험하지 않았다.
유럽 지역의 포드 법인은 이라크전쟁이 터진 지난해 3월 이후에도 시장점유율을 꾸준히 유지하고 있다. 올해 들어서도 매출액이 소폭 상승했다. 제너럴 일렉트릭(GE), 나이키, 코카콜라도 작년 매출액이 늘어났다. 유럽의 스타벅스 커피숍에는 미국에 반대하는 젊은이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다.
중동의 무슬림들조차 분노를 곧바로 미국 상품에 대한 불매운동으로 연결시키지는 않는 분위기. 싱가포르에 사는 히다야 빈 이스마일(19)은 미군의 이라크 포로 학대 사진들을 본 뒤에도 여전히 맥도널드나 KFC의 단골손님이다.
미국 기업들이 반미 감정의 피해를 줄이기 위해 노력해 온 점이 이런 소비를 가능케 해주는 한 가지 이유로 꼽힌다.
해외에서 수십년간 영업을 해온 이들 기업은 미국적인 특성이 부각되는 것을 꺼린다는 것. 이 때문에 자사(自社) 상품이나 마케팅 등에 영업 활동을 하는 각 나라의 독특한 지역성을 담으려고 노력해 왔다. 그런가 하면 특정한 나라나 문화에만 국한되지 않는 포괄적인 이미지를 만들어 내 현지에 자연스럽게 섞이고 있다는 평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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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도 걱정할 수밖에 없는 상황”=그러나 미국 기업들은 이라크 사태가 장기화될 경우 조지 W 부시 행정부에 대한 반감이 자신들에게 돌아올 가능성을 걱정하고 있다. 더구나 이라크 포로 학대 문제를 놓고 전 세계적인 비난 여론이 확산되는 점도 변수다.
독일의 자전거생산업체 ‘리세 운트 뮐러’는 미국이 이라크를 점령한 것에 대한 반감으로 미국 기업에 줬던 제품 생산 주문을 모두 취소했다.
아르헨티나의 민족주의 기구 회원들은 3월 부에노스아이레스에 있는 씨티은행 지점을 점령하는 과격 시위를 벌이기도 했다.
맥도널드는 최근 3년여간 세계 각국의 4군데 지점이 공격을 받았다.
미국의 광고회사 옴니콤그룹의 케이트 레인하드 회장은 “당장은 매출에 영향이 없더라도 앞으로는 우려했던 바가 현실로 나타날 조짐을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이정은기자 light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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