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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4년 5월 9일 18시 0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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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는 동남아 일부 지역을 제외하고는 VCR의 수요가 많지 않아 이르면 올해부터 VCR 생산을 중단할 계획이다.
비디오 가게에서 영화관 개봉작을 빌려보는 데 유용했던 VCR가 DVD플레이어로 대체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아날로그’ TV가 대부분인 가정에서 ‘디지털’ 기반의 DVD플레이어를 제대로 잘 활용할 수 있을까, DVD플레이어가 옛 전축처럼 집안의 오디오 역할을 한다는데 그건 또 뭘까?
▽아날로그 TV와 DVD=광고대행사에 다니는 임헌동씨(31)는 최근 DVD플레이어를 구입했다. 극장에 자주 못가는 대신 좋은 화질로 대리만족하고 싶어서였다.
DVD플레이어의 아날로그 단자에 아날로그 TV를 연결해도 기존 VCR보다 훨씬 깨끗한 화질로 영상을 감상할 수 있다.
디지털 TV라면 DVD플레이어에 있는 ‘이중 주사’ 기능을 이용해 더 좋은 화질을 볼 수 있다. 기존 TV가 주사선을 하나씩 건너뛰면서 화면을 보여주는 데 비해 이 기능은 전체 주사선으로 영상을 구현하는 것.
그래도 DVD타이틀 자체의 화질이 좋기 때문에 DVD를 감상하다 공중파 방송이나 비디오테이프를 보면 화질이 나쁘다는 것을 금방 알 수 있다.
TV에 기존 VCR과 DVD플레이어를 함께 연결해 사용할 수 있기 때문에 굳이 VCR과 DVD플레이어 기능이 있는 ‘콤보’ 제품을 구입할 필요는 없다.
▽오디오로 활용되는 DVD플레이어=최근 들어 전통적인 음향기기는 거의 팔리지 않고 있다.
인켈 브랜드를 인수한 이트로닉스도 전통적인 음향기기보다는 DVD플레이어를 중심으로 한 홈시어터 시스템에 주력하고 있다.
초기에는 화질 때문에 DVD플레이어를 구입했던 사람들이 5.1채널 스피커와 영상 및 음향을 분리해 출력하는 ‘리시버’를 추가로 사서 홈시어터를 갖추는 경우도 많다.
음향과 관련한 기능에는 ‘돌비 디지털’, ‘디지털시어터시스템(DTS)’ 등 생소한 용어가 많다. 모두 음향을 6개로 분리해 5.1채널을 구현하는 방식이다. 이런 생생한 음향을 즐기고 싶다면 ‘리시버’ 기능이 있는 DVD플레이어를 구입해야 한다.
DVD플레이어에 ‘돌비 프로로직’ 기능이 표시돼 있으면 스테레오(2개 음)로 기록된 옛날 작품을 볼 때 인위적이지만 5.1채널로 들을 수 있다.
이 때문에 DVD타이틀에는 돌비 디지털이나 DTS 방식 등이 표기돼 있다. 자신의 DVD플레이어와 맞는 방식의 타이틀을 구매해야 하기 때문이다. 가정용은 돌비 디지털을 기본으로 DTS의 채용이 늘고 있는 추세다.
DVD타이틀은 지역코드로 분류돼 있어 외국 DVD타이틀을 많이 보는 경우에는 ‘코드 프리’ 기능이 있는 DVD플레이어를 선택해야 한다.
▽10만원대 제품도 많아=요즘에는 교육용 영상교재도 DVD타이틀로 나오는 경우가 많아 DVD플레이어 구입을 고려하는 가정이 많다.
게임을 좋아하는 한다면 마이크로소프트의 ‘엑스박스’나 소니의 ‘플레이스테이션2’를 사는 것도 방법이다. 웬만한 DVD플레이어 기능을 겸하고 있기 때문.
삼성전자나 LG전자는 물론 필립스 같은 외국 업체도 10만원대 초반 제품을 내놓고 있다. TV와 연결해 DVD타이틀을 보는 데는 아무런 불편이 없다.
음향을 제대로 즐기려면 홈시어터 시스템을 구입하면 된다. 다만 5.1채널로 스피커를 설치하려면 거실을 가로질러 전선을 깔아야 하는 점을 염두에 둬야 한다. 리시버 일체형 DVD플레이어와 스피커를 합쳐 보급형 40만원대 제품이 많이 나와 있다. 스피커와 리시버 등을 고급화하면 수백만원이 훌쩍 넘는다. 최근에는 노래방 기능이나 사진파일 재생, 수능 특강 녹화 등의 기능을 갖춘 제품이 많아지고 있다.
허진석기자 jameshuh@donga.com
▼DVD플레이어 어떤 것을 고를까?
최근에 나오는 DVD플레이어의 특징은 기능과 용도가 예전에 비해 크게 다양해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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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에는 VCR는 물론 노래방기기, MP3플레이어, 게임기, DVD리코딩 등으로도 활용할 수 있는 다채로운 제품들이 쏟아지고 있다. 제품 가격도 기능에 따라 10만원대에서 100만원 이상까지 천차만별이다.
테크노마트 박상후 홍보팀장은 “20, 30대를 중심으로 ‘세컨드 DVD’를 구입하는 소비자가 늘고 있다”며 “올해에는 노래방, 사진 앨범, 수능 강의 녹화 등 특별한 기능에 초점을 맞춰 제품을 고르는 경향이 두드러진다”고 말했다.
▽수능 강의 녹화=DVD 리코더 겸용 제품을 쓰면 TV 방송을 DVD타이틀로 간단히 녹화할 수 있다.
삼성전자 ‘DVD-R5000’은 TV 방송이나 캠코더 영상을 DVD타이틀로 만들 수 있는 65만원대 제품. 또 ‘DVD-HDD80’은 하드디스크를 내장해 TV 방송은 최장 80시간, 사진파일은 1만장까지 저장할 수 있다. 가격은 73만원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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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전자의 ‘LCR-4900’은 VCR와 DVD리코더 겸용 제품. 80만원대 제품으로 각종 영상을 VHS테이프와 DVD타이틀에 녹화할 수 있다.
▽휴대용에 노래방 기능까지=삼성전자의 ‘L1200W’는 무게(본체 기준)가 1.4kg에 불과해 간단히 휴대할 수 있는 제품. 동시 자막, 문장 해설, 구간 반복 등 학습 기능도 있다. 가격은 135만원대.
필립스의 ‘DVD-727’은 마이크를 연결해 노래방 기기로 활용할 수 있다. 20만원대 제품으로 디지털 에코 기능이 있어서 노래방 분위기를 연출하는 데 안성맞춤이다.
샤프전자의 ‘DV-NC80K’는 VCR와 DVD플레이어 겸용 제품으로 2대의 TV에 연결해 동시에 비디오와 DVD 영상을 감상하는 기능이 있다. 3차원 가상 입체음향 기능을 갖춰 2대의 스피커로 입체감 있는 음향을 느낄 수 있다. 가격은 35만원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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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기 겸용 제품=소니의 플레이스테이션2(PS2)나 마이크로소프트의 X박스 같은 최신형 게임기는 DVD플레이어로도 활용할 수 있어 인기가 높다. 올해 들어 X박스는 17만원, PS2는 18만원선까지 가격이 내려 DVD플레이어 시장을 빠르게 잠식하고 있다.
김태한기자 freewill@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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