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쇼크에 美금리인상까지 금융시장 ‘복합 악재’ 오나

  • 입력 2004년 5월 3일 18시 23분


‘중국 쇼크’로 전 세계 금융시장이 요동치면서 숨죽이고 있던 다른 악재들의 위험성도 커지고 있다.

중국 경기 경착륙(硬着陸) 여부와 함께 미국의 금리 인상, 이라크 상황의 악화 가능성 등이 투자자들의 불안을 높이고 있는 것. 여러 부정적인 요소들이 혼합적으로 작용하는 ‘칵테일 악재’의 양상을 보일 전망이다.

세계 증시는 지난달 말 중국 원자바오 총리의 긴축정책 발언으로 시작된 ‘중국 쇼크’로 조정기에 들어간 상태.

미국 다우존스지수는 원자바오 발언을 전후한 4월 27일부터 30일까지 나흘 동안 2.4%, 나스닥지수는 5.5% 떨어졌다. 홍콩 H지수는 3.8%, 대만의 자취안지수는 7.9% 하락하는 등 아시아 증시의 하락 폭도 컸다.

글로벌 투자자들은 중국 변수에 이어 미국의 금리 인상이 가져올 영향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무엇보다 4일 미국의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서 금리 인상에 대한 언급이 나올 예정이어서 관심이 쏠린다. 금리 인상을 ‘인내하겠다(be patient)’는 표현이 삭제될 경우 증시는 또 한 번 출렁일 가능성이 높다.

미국 증시는 올해 초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앨런 그린스펀 의장이 조기 금리 인상을 시사하는 발언을 했을 때도 급락하는 등 과민반응을 보였다.

월가의 전문가들은 금리 인상이 기정사실로 받아들여지면서 ‘얼마나 인상되느냐’의 문제를 놓고 대응을 준비 중이다.

스미스바니증권의 루이스 야마다 기술적 분석팀장은 “금리 인상의 영향을 걱정하는 것이 시기상조인 감이 있다”면서도 “구조적으로 약세인 현재 증시 환경은 예상보다 더 부정적으로 반응할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7일 발표되는 고용 동향 역시 주요 변수. 실업률 등이 떨어지면 경기회복이 확인되는 동시에 금리 인상 시기가 앞당겨질 수 있다는 신호가 된다.

그러나 펀드매니저들은 개선되는 기업 실적 등을 바탕으로 아직 긍정적인 시각을 유지하고 있다.

3일 미국의 경제주간지 배런스지(紙)의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85명의 펀드매니저 가운데 61%는 증시에 대해 ‘낙관적’이라고 답했다. 이들은 다우존스지수가 연말까지 11,042, 나스닥지수는 2,146까지 오를 것으로 내다봤다. 비관론자의 비중은 12%에 그쳤다.


이정은기자 light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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