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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4년 4월 20일 18시 1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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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인은 선물시장에서 19일까지 4거래일 연속 2만77계약(1조2000억원)을 집중적으로 순매도했다가 20일에는 1163계약을 순매수하는 등 오락가락하는 행보를 보이고 있다.
장중에도 비슷한 양상이 펼쳐졌다. 외국인들은 20일 오전 10시경 대규모 선물 순매수에 나서며 그 규모를 3000계약 이상으로 확대했다. 그러다가 다시 매도 우위로 전환하는 등 매매 포지션을 자주 바꾼 것.
이처럼 변동성이 심해지자 증권가 일각에서는 “외국인들이 한국증시에서 빠져나가는 전조가 아니냐”는 해석을 내놓고 있다.
일단 선물을 판 뒤 현물시장에서 대규모 매도에 나설 수 있다는 것. 미국의 금리 인상 시기가 앞당겨질 조짐을 보이는 것도 이런 우려를 키웠다. 또 외국인 순매수세가 작년부터 대규모로 진행돼 온 만큼 그 강도가 계속 유지될 것으로 기대하기도 어려운 상황이다. 아시안 월스트리트 저널은 이날 외국인의 ‘바이 코리아’ 추세가 둔화될 것으로 전망했다.
삼성증권 전균 연구원은 “향후 매수 열기가 한풀 꺾이는 경고 신호일 수 있다”고 해석했다.
실제 외국인은 이날 코스닥시장에서 순매수 기조는 유지했지만 거래소에서는 590억원가량 순매도했다.
그러나 많은 증시전문가는 이런 우려에 대해 “너무 지나친 해석”이라는 입장이다.
굿모닝신한증권 김학균 연구원은 “올해 선물시장의 뚜렷한 특징은 외국인들이 단타성 매매를 자주 한다는 것이다. 최근 변동성이 확대됐다고 해서 외국인들이 향후 증시를 부정적으로 보고 있다고 단정 지을 필요는 없다”고 설명했다.
단기간의 대규모 선물 순매도가 이례적인 현상은 아니다. 외국인들은 탄핵 직전이었던 3월 10일부터 12일까지 1만8500계약을 순매도했으나 이후 현물시장에서 안정적인 매매 패턴을 유지했다.
KTB자산운용 장인환 사장은 “최근 선물 순매도 규모는 전체적인 매매 기조에 비춰볼 때 ‘코끼리 비스킷’ 수준”이라며 “조정기가 찾아오겠지만 장기적인 상승 기조는 꺾이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정은기자 light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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