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지 교민 외출도 못해… 수출 상담 올스톱”

  • 입력 2004년 4월 9일 18시 35분


“현지 교민이나 주재원들은 외출조차 못하고 있습니다.”

KOTRA 바그다드무역관의 김규식 관장(43·사진)은 9일 전화통화에서 “최근 미군에 대한 반감이 커지면서 외국인들에 대한 분위기도 덜 우호적인 상태로 바뀌었다”며 “대사관에서는 종교행사가 많은 연휴기간인 9∼11일(현지시간)에는 외출을 자제할 것을 권고하고 있다”고 현지 분위기를 전했다.

집회 장소 부근에 접근했다가 예상치 못한 군중심리로 인해 불미스러운 일이 발생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한 조치다.

김 관장은 현지 진출 기업들의 활동과 관련해 “종교행사를 마친 군중이 시위대로 바뀔 가능성이 적지 않다는 판단에 따라 상당수 주재원은 이미 인근 국가로 빠져나갔고 남아 있는 사람들은 집이나 호텔 등에서 한 발짝도 움직이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라고 말했다.

시내 상가들도 시위에 대한 우려 때문에 9일부터 대부분 문을 닫아 수출상담을 하고 싶어도 장소나 상대방을 구할 수 없는 상태라고 덧붙였다.

김 관장은 “미군측은 재건박람회를 4월 말로 늦추어 열겠다고 밝히고 있지만 현지 여건으로 봐서 재개될 가능성은 희박하다”며 “이라크에 주권이 이양되는 6월 말까지는 이라크 진출을 자제하는 것이 바람직해 보인다”고 조언했다.

허진석기자 jameshuh@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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