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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4년 4월 5일 17시 4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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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마다 늘어나는 시장 규모는 이를 잘 말해준다. 1999년 당시 800억원대에 머물렀던 전통주 시장 규모는 지난해 2700억원으로 3.5배 가까이 성장했다. 주류 업계에서는 올 시장 규모가 3000억원을 넘어설 것으로 보고 있다.
현재 국내에 유통되는 전통주 브랜드도 150개가 넘는다. 국순당의 백세주를 비롯해 배상면주가의 산사춘, 진로의 천국, 금복주의 화랑 등이 소비자의 입맛을 사로잡기 위해 경쟁을 벌이고 있다.
최근에는 일부 중소회사에서 질병 치료와 다이어트 효과 등을 내세운 ‘기능성 전통주’를 내놓으면서 약주(藥酒) 시장도 큰 폭으로 성장하고 있다.
이러한 전통주 시장은 언제부터 형성됐을까. 정설(定說)은 아니지만 주류업계에서는 대체로 1986∼1988년 무렵을 전통주 시장의 중흥기로 보고 있다. 정부가 60년대 중반 식량관리 차원에서 술 원료로 쌀을 사용할 수 없도록 만들면서 전통주 시장이 침체를 겪었으나 아시아경기대회와 서울올림픽을 치르면서 ‘한국적인 것’에 대한 관심이 집중되기 시작했다는 것.
정부가 10여가지 전통주를 복원해 상품화를 추진하자 지방을 중심으로 전통 민속주들이 생겨난 것도 이 무렵이다.
국순당은 1988년 전통주 사업에 뛰어들어 1992년 백세주를 내놨다. 이어 1994년 약주 공급구역 제한이 없어지면서 국내 전통주 시장은 큰 폭으로 성장하기 시작했다.
90년대 중반부터는 전통주도 TV 광고를 하는 등 공격적인 마케팅을 벌였다. 소비자의 반응도 좋아 88년 10여개에 불과하던 전통주 제조회사가 지난해 100여개로 늘어났다.
한약재를 첨가한 약주가 90년대 후반 잇따라 나왔고, 주류 대기업인 두산과 진로도 2002년부터 신제품을 내놓으며 전통주 시장에 뛰어들었다.
이 같은 전통주 시장의 고속 성장 배경에 대해 주류업계 관계자들은 ‘저(低)알코올 음주문화’를 지적한다. 소득이 늘고 ‘삶의 질’을 중요하게 생각하면서 전통주나 와인 등 저도주(低度酒)를 즐기는 사람이 늘어났다는 것이다. 특히 여성이나 20∼30대의 젊은 남성 중심으로 저도주를 즐기는 문화가 확산됐다.
김창원기자 chang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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