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화점-호텔가 “고속철 이용할 VIP 모셔라”

  • 입력 2004년 3월 24일 18시 41분


코멘트
롯데백화점 서울 본점은 요즘 충남 아산시 주민들 가운데 연간 소득 1억원 이상인 사람들에게 수입 명품 목록이 들어 있는 우편물(DM)을 보내고 있다.

우편물 수신자들은 이제까지 롯데백화점을 한 번도 이용하지 않았으나 백화점측은 4월 1일 고속철도가 개통되면 이들이 고객이 될 가능성이 높다고 예상하기 때문이다.

고속철도 개통을 앞두고 백화점과 호텔들이 멀리 사는 잠재 고객층을 향해 ‘원거리’ 마케팅을 본격화하고 있다.

롯데백화점 본점은 이미 충남 천안시와 아산시에 사는 주민들의 소득 수준과 구매 행태까지 파악해 놓았다.

이 회사 고성호 홍보팀장은 “천안과 아산의 고소득자들은 최근 부동산 개발붐으로 소득이 더욱 높아졌고 이들 중 일부가 대전점보다 서울 본점을 더 자주 방문하기 때문에 고속철도가 개통되면 이 지역 고객이 급증할 수 있다”고 말했다.

백화점측은 이 지역 주민들이 롯데카드에 가입하면 수도권 고객보다 더 많은 혜택을 주고, 서울역에 도착한 고객에게는 본점까지 승용차로 싣고 오는 ‘에스코트’ 서비스도 제공하기로 했다.

현대백화점도 서울 이외 지역에 사는 고객에게 더 많은 혜택을 주는 등 ‘거리 파괴’ 마케팅을 벌이고 있다.

호텔들도 고속철도가 개통되면 유동 인구가 늘어나 호텔 이용자도 그만큼 늘어날 것으로 보고 지방 고객 유치 경쟁에 나섰다.

웨스틴조선호텔은 장거리 여행객 수요를 잡기 위해 서울 및 부산점에서 공동으로 4∼6월 여행 패키지를 판매한다. 패키지를 이용하는 투숙객에게는 시티투어버스 승차권(서울점)이나 부산 아쿠아리움 입장권(부산점) 등을 제공할 예정이다.

롯데호텔은 전 지점(서울 잠실 부산 제주 울산)에서 체크인할 때 고속철도 탑승권이나 영수증을 제시하면 객실을 한 단계 업그레이드해 주는 이벤트를 4∼5월 진행한다.

정위용기자 viyonz@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