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박 꿈…용산 시티파크 투자자 몰려 청약 첫날 2조 입금

  • 입력 2004년 3월 23일 18시 3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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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용산에 건설될 예정인 ‘시티파크’ 주상복합아파트에 대한 청약접수가 시작된 23일 한미은행 서울 여의도지점 앞에는 청약을 하기 위해 몰려든 사람들이 장사진을 이뤘다. 한미은행측은 과열을 우려해 청약신청자 수를 밝히지 않기로 했으나 번호표 등으로 볼 때 5만∼7만명, 2조원 내외의 자금이 몰린 것으로 추정된다.    -박영대기자
서울 용산에 건설될 예정인 ‘시티파크’ 주상복합아파트에 대한 청약접수가 시작된 23일 한미은행 서울 여의도지점 앞에는 청약을 하기 위해 몰려든 사람들이 장사진을 이뤘다. 한미은행측은 과열을 우려해 청약신청자 수를 밝히지 않기로 했으나 번호표 등으로 볼 때 5만∼7만명, 2조원 내외의 자금이 몰린 것으로 추정된다. -박영대기자
서울 용산구 한강로에 짓는 주상복합 ‘시티파크’ 청약에 수조원의 자금이 몰려들고 있다. 더구나 ‘한탕’을 노린 투기 자금이 대거 몰려들면서 청약이 과열되고 있다.

시티파크는 용산의 옛 세계일보터에 짓는 주상복합건물로, 아파트 629가구와 오피스텔 141실로 지어진다. 2007년 완공 예정.

시티파크 청약 첫날인 23일 청약을 맡은 서울 등 수도권의 한미은행 지점에는 새벽부터 청약자들이 몰려 하루 종일 북새통을 이뤘다.

이날 오전 9시30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동 한미은행 여의도지점 앞에는 오전 5시부터 줄을 선 청약자가 200여명에 달했다.

지점에서 준비한 번호표 750개는 10시경 동이 났다. 오후 1시를 넘어서면서 뒤늦게 지점을 찾은 청약자와 은행 직원의 실랑이가 잇따라 벌어졌다.

이 지점은 밤 10시까지 청약을 받을 예정이지만 번호표를 받은 750명을 모두 처리하기는 어려운 실정. 이 때문에 청약자들에게 내일 청약하거나 다른 지점을 찾아달라고 요청했다.

주부인 김모씨는 오전 9시40분에 번호표를 받았으나 청약은 오후 2시40분경 마쳤다. 김씨는 “무려 5시간을 기다렸다. 당첨되면 거금이 생기는데 기다리는 게 문제냐”고 말했다.

이 같은 현상은 강남권을 비롯해 서울 대부분의 한미은행 지점에서 벌어졌다. 일반 은행 업무는 거의 마비됐고 한미은행의 전산망 작동이 일시 중단되기도 했다.

청약자들의 상당수는 실제 입주보다 분양권 전매 차익을 노린 ‘묻지마 투자자’로 분석됐다.

해밀컨설팅 황용천 사장은 “투자처를 찾지 못한 시중자금이 분양권 웃돈(프리미엄)이 기대되는 주상복합에 한꺼번에 몰려들고 있다”고 풀이했다.

한미은행은 청약 마감일인 24일까지 청약자 수를 공개하지 않기로 했다.

다만 지점이 나눠준 번호표 등을 고려하면 23일 하루 동안 5만∼7만명이 몰린 것으로 알려졌다. 1인당 청약금이 3000만원이므로 1조5000억∼2조1000억원의 자금이 몰린 것. 24일엔 더 많은 청약이 이뤄질 예정이어서 4조원 이상의 자금이 시티파크 청약에 유입될 전망이다. 한미은행의 이자 수입도 관심을 끌고 있다. 당첨되지 않은 사람들에게 청약금을 환불하는 것은 4월 2일. 이때까지 8, 9일 동안 수조원의 돈을 한미은행이 보유하게 된다.

청약금 4조원, 은행간 초단기 거래 때 적용하는 콜금리 연 3.75% 등을 적용하면 한미은행은 그 기간에 청약금 운용을 통해 37억원의 수익을 얻게 된다.

이은우기자 libr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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