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계, 검찰 대선자금 수사발표에 '안도'

  • 입력 2004년 3월 8일 17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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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계는 8일 검찰이 대선자금 중간수사 결과를 발표를 통해 기업인의 사법처리 최소화 방침을 밝히자 안도감을 표시하며 기업 본연의 경영활동에 전념할 수 있기를 바랐다.

또 정경유착의 고리를 원천적으로 차단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를 시급히 마련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삼성 등 검찰이 계속 수사대상 기업으로 밝힌 대기업들은 기업인의 불구속 수사 방침에 안도하면서도 여전히 침통해 하는 등 희비가 엇갈렸다.

▽경제단체=전국경제인연합회는 논평을 내고 "국가경제와 대외 신인도를 고려해 불구속 수사 방침을 밝힌데 대해 환영한다"면서 "이번 수사로 투명하고 깨끗한 정치를 위한 계기를 마련했다"고 평가했다.

대한상공회의소 김효성(金孝成) 부회장은 "기업이 피해자임에도 불구하고 따가운 여론 등으로 편치 못했다"면서 "이번 일로 불법 정치자금이 사라지는 제도적 장치가 마련돼야 한다"고 촉구했다.

▽계속 수사대상 기업=삼성그룹측은 "정치자금에 대한 관행을 깨뜨리지 못하고 국민 에게 심려를 끼쳐 유감스럽게 생각한다"며 사과했다.

그러나 삼성은 계속 수사대상 기업으로 분류된 데 대해 실망하는 기색을 감추지 못했다. 삼성 관계자는 "계속 수사대상 기업에 대해서도 조속히 수사를 종결, 기업인이 본업에 매달릴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노무현(盧武鉉) 대통령 캠프에 돈을 건네 준 사실을 부인해온 삼성은 이날 30억원을 제공한 혐의가 드러나자 침울한 분위기였다.

현대자동차측은 계속 수사대상 기업에 포함된 데 대해 침통해 하며 대외적인 입장 표명을 꺼렸다. 현대차 관계자는 "수사가 진행 중이라 코멘트하는 것이 부적절한 것 같다"며 말을 아꼈다.

지금까지 검찰수사 대상으로 전혀 언급되지 않던 동부그룹은 "특별히 할 말이 없다"며 당황하는 분위기가 역력했다.

▽기타 그룹=이번 발표로 수사가 종결된 LG그룹은 "이번 사태를 거울삼아 보다 미래지향적이고 투명한 경영을 함으로써 글로벌 경쟁력을 높여 국가경제에 기여하는데 최선을 다 하겠다"고 새 출발을 다짐했다.

SK그룹도 검찰수사 마무리로 안도해 하며 대선자금 악몽에서 벗어나기를 바랐다.

노 대통령 캠프에 자금을 건넨 롯데그룹도 대선자금 관련자들이 불구속 기소 쪽으로 가닥이 잡히자 한시름을 놓았다.

롯데 관계자는 "정치인의 요구에 어쩔 수 없이 응한 기업인들은 처벌 수위가 낮을 것으로 관측했었다"면서 "하루 빨리 일상적인 기업 활동에 몰두하고 싶다"고 말했다.

이원재기자 wjl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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