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바이코리아”900고지 눈앞… 23개월만에 최고치

  • 입력 2004년 3월 2일 18시 47분


종합주가지수 900 시대가 다시 올까. 주가지수가 899.21 포인트까지 오른 2일 증권거래소 직원들이 주식시장의 각종 기록들을 검토하고 있다. 이날 종합주가지수는 2002년 4월 24일 915.69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을 나타냈다. 사진제공 증권거래소
종합주가지수 900 시대가 다시 올까. 주가지수가 899.21 포인트까지 오른 2일 증권거래소 직원들이 주식시장의 각종 기록들을 검토하고 있다. 이날 종합주가지수는 2002년 4월 24일 915.69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을 나타냈다. 사진제공 증권거래소
‘조정 끝, 상승 시작.’

시장 분위기가 다시 밝아지고 있다. 당분간 조정국면을 예상하던 전문가들의 진단이 꼬리를 내렸다. 900선을 넘어 920선까지는 별다른 어려움 없이 상승세를 탈 것이라는 낙관적인 전망이 쏟아지고 있다.

2일 종합주가지수는 지난 주말 종가보다 15.79포인트(1.79%) 급등한 899.21로 장을 마쳤다. 이는 2002년 4월 24일(915.69) 이후 23개월여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이날 급등장의 주역은 역시 외국인이었다. 외국인들은 이날 5800억여원에 이르는 주식을 사들이면서 주가를 끌어올렸다. 하지만 개인들은 이런 상승장에도 4000억원어치 이상 주식을 내던졌다.

▽수출이 효자=철근 대리점을 하는 김모씨(42)는 “2월 한달 동안에 벌어들인 이익이 작년 1년 동안 벌어들인 이익보다 더 많다”고 귀띔했다. 중국 특수(特需)로 철근 등 원자재 품귀현상이 심해진 덕분이다. 물건이 들어오는 대로 팔려나가기 때문에 재고가 쌓일 틈이 없다는 것이다.

철강 애널리스트들은 “올해 포스코 등 철강업체들이 창사 이래 사상최대 이익을 낼 것”으로 장담한다. 이날 포스코는 18만원대를 훌쩍 뛰어넘어 직전 1년간 신고가(新高價)를 경신했다. 이날 주식시장에선 또 삼성전자 삼성SDI LG전자 LG화학 등 수출관련주의 상승세가 돋보였다.

우리증권 이철순 투자전략팀장은 “2월 수출이 예상을 웃돌면서 올해 1·4분기(1∼3월) 실적이 작년 4·4분기(10∼12월)보다 더 좋을 것이라는 기대감이 확산됐다”고 말했다. 외국인들이 국내 기업의 실적호전 추세에 대해 강한 확신을 가지면서 매수공세를 재개했다는 지적이다.

삼성증권 김종국 투자전략센터장은 “기업들의 이익 증가 추세가 꺾이지 않고 있다”며 “아무래도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상향 조정해야 할 것 같다”고 지적했다.

▽중국 특수와 세계적인 저금리 추세=중국경기의 활황세가 좀더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도 아시아 증시의 동반강세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피데스투자자문 김한진 전무는 “중국 경기의 활황세가 지속되면서 아시아 증시로 투자자금이 몰리고 있다”며 “투기성 수요까지 가세하고 있어 일단 올해까지는 이런 상승추세가 이어질 것 같다”고 진단했다.

LG투자증권 박윤수 상무도 “외국인들의 한국물 ‘사자’ 열기는 달러화 약세를 기반으로 한 비(非)달러화 자산으로의 자금이동으로 이해하는 게 타당하다”고 말했다.

▽900선 고지를 넘어…=일단 추가 상승을 점치는 분위기가 우세하다.

동양종금증권 서명석 투자전략팀장은 “아시아에 투자하는 해외펀드가 다시 급증세를 보이고 있다”며 “920선까지는 큰 어려움 없이 올라갈 것”으로 예상했다.

LG증권 박 상무는 “3월 중 940선까지 가능할 것”이라며 목표치를 더 높게 잡았다.

그러나 신중론도 만만치 않다. 실업률 등 이번 주 후반에 발표될 미국의 각종 경기지표가 예상보다 나쁠 경우 미국 증시가 다시 꺾일 수 있기 때문이다.

교보증권 김정표 투자전략팀장은 “소비자신뢰지수 등 일부 경기지표는 미국의 경기 상승 기대에 찬물을 끼얹고 있다”며 “중국도 8년 만에 금리인상 문제를 거론하는 등 곳곳에 도사린 악재가 적지 않다”고 경계했다.


이강운기자 kwoon90@donga.com

이정은기자 light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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