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닥 ‘해외기업설명회’ 붐…외국인 투자유치 모색

  • 입력 2004년 2월 23일 18시 5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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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사업체와의 경쟁이 심화될 가능성은 없나?”(외국인투자자)

“2위 업체와의 격차가 커서 아직 걱정 없다. 시장점유율을 더 늘릴 전략을 갖고 있다.”(IR 담당자)

코스닥등록기업인 아이레보는 지난주 홍콩과 싱가포르에서 20여개 ‘큰손’ 투자기관을 상대로 기업설명회(IR)를 열었다. 해외 IR에 나선 것은 1997년 회사 설립 이후 처음이다.

외국인의 증시 영향력이 커지면서 해외에 직접 나가 IR를 하는 기업이 늘고 있다.

특히 국내투자자의 외면으로 고전을 면치 못했던 코스닥등록기업들이 외국인투자자를 통해 새로운 활로를 찾으려는 움직임이 활발해졌다.

▽외국인의 관심을 잡아라=23일 증권거래소에 따르면 2월 한 달 동안 해외에서 IR를 실시한 회사는 모두 9개사. 작년 같은 기간에는 단 2개사만이 해외 IR를 진행했다.

자화전자는 이날 홍콩과 싱가포르에서 IR를 열었고 풀무원 대구백화점 KT&G 등도 지난주까지 같은 지역에서 IR 일정을 마쳤다. 대우종합기계와 풍산, KT는 영국 런던과 미국 뉴욕에서 IR를 열었다.

코스닥등록기업들도 하나둘씩 나서기 시작했다. 소수 시가총액 상위기업에 국한됐던 과거와는 달리 중소형주나 신규등록 새내기주 등까지 가세하고 있는 점이 특징.

국순당 해룡실리콘 등 올해 해외 IR를 실시한 등록기업은 10개사. 대백신소재는 뉴욕뿐만 아니라 시카고와 샌프란시스코를 방문지역에 포함시켰고 네패스는 일본 홍콩 싱가포르 유럽 등지를 두루 돌고 있다. 이 밖에 올해 초 등록한 프롬써어티는 24일부터, 파라다이스는 3월 말부터 해외 IR를 열 계획이다.

▽효과와 전망=지난달 말까지 0%였던 아이레보의 외국인지분은 9.97%까지 높아졌다. 프롬써어티의 외국인지분은 6.88%, 핸드소프트는 7.22%로 한 달 동안 크게 증가했다.

코스닥증권시장은 XBRL(온라인상에서 국제표준 재무제표를 영문으로 찾아보게 해주는 전산언어) 서비스로 기술적 지원에 나섰다. 이를 통해 외국인이 국내 기업에 대한 투자정보를 쉽게 획득해 분석할 수 있을 것으로 시장은 기대하고 있다.

해외 IR에 참가했던 기업들의 분위기도 고무적이다. CJ홈쇼핑의 최재호 팀장은 “회사의 부정적 인식에 대해 이해를 구하고 중장기 비전을 설명한 결과 ‘목표만 달성되면 투자하겠다’는 긍정적인 답변을 얻었다”고 말했다.

다만 코스닥등록법인협의회 김종선 IR팀장은 “실적이 뒷받침되지 않는 회사가 무조건 해외에 나가는 것은 단순한 포장에 그칠 것”이라며 “구체적인 성장전략을 가지고 접근해야 효과를 볼 수 있다”고 지적했다.

올해 등록법인의 해외 IR 실시 현황
회사일시장소
핸디소프트1월 14∼30일런던, 뉴욕, 싱가포르, 홍콩
대진디엠피2월 1∼14일미국, 유럽
국순당2월 2일홍콩, 런던, 뉴욕
해룡실리콘2월 9∼13일싱가포르, 홍콩
대백신소재2월 16∼22일미국(시카고, 뉴욕, 샌프란시스코)
네패스2월 16∼28일일본, 홍콩, 싱가포르, 유럽(런던, 코펜하겐 등)
CJ홈쇼핑2월 17일홍콩, 싱가포르
엠텍비젼2월 18∼19일영국(런던)
아이레보2월 18∼19일홍콩, 싱가포르
액토즈소프트2월 20일홍콩
프롬써어티2월 24∼27일홍콩, 싱가포르(씨티뱅크타워 등)
파라다이스3월 말(예정)미국
4월 말(예정)홍콩, 싱가포르

이정은기자 lightee@donga.com

박용기자 park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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