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아파트 미달 사태

  • 입력 2004년 1월 14일 03시 1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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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12차 동시분양에서 미분양이 무더기로 쏟아졌다.

금융결제원은 서울 12차 동시분양 청약접수를 3순위까지 최종 마감한 결과 21개 단지 1888가구 가운데 11개 단지에서 모두 437가구가 미분양됐다고 13일 밝혔다.

서울 동시분양에서 일반분양 물량의 4분의 1가량이 미분양된 것은 외환위기 이후 가장 큰 규모로 이는 부동산 경기침체가 분양시장에 급속히 전파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지난해까지 서울 동시분양에서 미분양은 한두 가구에 불과했으나 △10차 72가구 △11차 332가구 등으로 급격히 늘기 시작했다.

이번 동시분양에선 대형 건설사의 유명 브랜드나 강남권 아파트들도 속수무책이었다. 강동구 암사동의 ‘브라운스톤 암사’ 32평형은 모두 125가구 모집에 절반이 넘는 63가구가 미분양으로 남았으며 같은 지역에서 분양한 ‘암사 e편한세상’은 64가구 중 8가구가 미분양됐다.

이 밖에도 △도봉구 북한산 월드메르디앙(44가구) △중랑구 면목동 금호어울림(43가구) △서대문구 홍제동 금호어울림(77가구) 등 유명 브랜드도 대거 미분양으로 남았다.

이처럼 미분양이 급속도로 늘고 있는 것은 작년 하반기부터 분양권 전매가 금지되면서 분양시장에서 투자 수요가 빠르게 빠져나가고 있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또 지난 한 해 분양가격이 급상승한 데 대한 실수요자들의 반발심리도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내집마련정보사 김영진 사장은 “올해 1차 동시분양부터 무주택 우선공급 물량이 기존 50%에서 75%로 늘어나기 때문에 실수요자들의 선택폭이 넓어지고 있다”면서 “실수요자들이 선호하는 인기지역과 그렇지 않은 단지간의 청약 양극화가 갈수록 심해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김창원기자 chang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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