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F 2만원대 붕괴 연중 최저…번호이동성 수혜 불투명

  • 입력 2003년 12월 22일 18시 0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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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닥시장 시가총액 1위 종목인 KTF가 22일 적극적인 주가부양책을 내놓았음에도 불구하고 주가가 크게 떨어졌다.

KTF는 이날 공시를 통해 장기적인 주주가치 향상을 위해 내년 상반기 중 증권거래소시장으로 이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KTF는 또 내년에 올해 순익의 35%에 해당하는 1500억원을 현금배당 또는 자사주(自社株) 매입 및 소각에 사용하기로 했다고 덧붙였다.

주주가치를 높이겠다는 방안을 발표했지만 이날 KTF의 주가는 직전 거래일인 19일에 비해 3.85% 급락하면서 연중최저치까지 떨어졌다. 19일 심리적 지지선인 2만원대가 무너졌던 KTF 주가는 이날 1만8000원대까지 밀렸다.

전문가들은 KTF의 거래소 이전이 주가에 호재가 되기는 힘들 것으로 보고 있다. 코스닥 시가총액 1위 기업이 거래소로 옮겨간다는 상징성은 크지만 KTF의 기업가치 자체가 바뀌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주가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이라는 분석이다. 강원랜드, 엔씨소프트, SBS 등 올해 코스닥에서 거래소로 옮겨간 기업들의 주가가 부진한 것도 KTF의 ‘거래소 이전 효과’를 반감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동원증권 양종인 연구원은 “KTF가 거래소로 옮겨갈 경우 코스닥 투자를 꺼리는 일부 외국계 펀드 자금이 유입되는 것을 제외하고는 별다른 주가부양 효과를 기대하기 힘들다”면서 “투자자들은 KTF의 거래소 이전보다 내년 번호이동성 도입에 따른 수혜 여부가 불확실하다는 점에 더 주목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메릴린치 증권은 이날 발표한 ‘KTF 주가급락의 4가지 이유’ 보고서에서 “LG텔레콤이 번호이동성과 관련한 공격적인 마케팅 전략을 구사해 일부 가입자를 끌어들이고 있는 것과는 달리 KTF는 아직 별다른 전략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면서 “번호이동성이 도입되면 통신서비스 3사 중에서 KTF가 가입자를 가장 많이 잃을 것이라는 견해도 있다”고 지적했다.

한편 시가총액이 3조5830억원(22일 종가 기준)에 달하는 KTF가 거래소로 이전할 경우 코스닥 시가총액 1위에는 기존 3위였던 하나로통신(1조4830억원)이 오를 전망이다. 시가총액 2위인 기업은행(2조1260억원)도 24일 거래소시장 이전을 앞두고 있기 때문. KTF와 기업은행을 합친 시가총액은 약 6조원 규모로 코스닥 전체 시가총액의 15%를 차지하고 있다.

정미경기자 micke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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