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격할인 기본…동네 청소에 세차까지…'분양률 끌어올리기'

  • 입력 2003년 12월 18일 18시 24분


코멘트
부동산 분양 시장이 빠른 속도로 침체에 빠져들면서 업체들이 대책 마련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

18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경기 파주시 금촌지구에서 H아파트 316가구를 분양했던 중앙하이츠는 1순위 청약접수에서 한 명도 신청하지 않았다가 3순위에 겨우 마감하며 한숨을 돌렸다. 이에 앞서 이달 경기 의정부시 녹양동에서 분양된 아파트는 3순위까지 접수한 결과 445가구가 미분양돼 분양회사 관계자들에게 비상이 걸린 상태다.

부산 대구 등 지방 대도시의 상황은 더욱 심각해 분양계약 단계까지 사업을 추진했다가 포기하는 현장이 속출하고 있다. 또 최근 3년 동안 꾸준히 상승했던 서울 부산 등 대도시의 땅값 오름세가 주춤해졌고 분양대행사들의 요구수수료도 연초의 10분의 1 수준까지 떨어진 상태다.

이처럼 시장이 급랭하면서 업체들은 분양가 인하를 포함해 분양률 끌어올리기 대책 마련에 나서고 있다.

대원과 효성은 공동으로 이달 23일 파주시 교하지구에서 분양할 아파트 1240가구(39평형 468가구, 45평형 772가구)의 분양가를 평균 2% 정도 인하했다. 이 아파트 분양 대행을 맡고 있는 세중코리아 김학권 사장은 “실제 사용 면적을 고려하면 인근에서 최근 분양된 다른 아파트의 동일 평형대 아파트보다 최고 4000만원 이상 싸다”고 주장했다.

강원 원주시 개운동에서 아파트 현대 홈타운 스위트(246가구)를 분양 중인 부동산개발업체 ‘더 감’의 이기성 사장은 “사업 현장 인근 주민들을 대상으로 아침에 청소와 세차 등의 서비스를 실시하면서 ‘정(情)’에 호소하는 마케팅 전략을 사용 중”이라고 밝혔다.

지난달 말 교하지구에서 아파트(3003가구)를 분양한 동문건설 김시환 이사는 “기존 계약자에게 미분양된 아파트 매입자를 유치할 경우 부엌가구 등을 무료로 설치해 주는 구전(口傳) 마케팅을 적극 이용 중”이라고 귀띔했다. 최근 부산에서 계약단계까지 진행했던 아파트 사업을 포기한 업체의 한 관계자는 “시장 상황을 봐 가며 분양시기를 다시 결정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황재성기자 jsonhng@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