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용확인 하긴 했나…명의빌려 보증보험 약정…부정대출

입력 2003-12-12 18:31수정 2009-10-08 19: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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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을 주고 명의를 빌려 만든 가짜 서류로 보증보험에서 보증을 받고 이를 담보로 새마을금고에서 135억원을 대출받아 가로챈 사기단이 경찰에 적발됐다.

서울경찰청은 12일 방문판매업체 코리아이텍 대표 조모씨(39)와 모집책 김모씨(46), 서울 마포구 모 새마을금고 대출과장 최모씨(39) 등 3명을 사기 혐의로 구속하고 서울보증보험 모 지점장 이모씨(46)와 차장 김모씨(46) 등 17명을 같은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

경찰에 따르면 조씨 등은 3월부터 자사 인터넷 홈페이지에 “신용카드 단말기와 커피 자동판매기 임대사업에 명의를 빌려주면 2000만원까지 대출해 준다”는 광고를 내고 박모씨(54·여) 등 1900여명을 끌어 모아 각각 30만원씩을 주고 명의를 빌렸다.

이들은 보증에 필요한 ‘물품설치 확인서’를 명의 대여자들의 이름으로 만들어 서울보증보험에 제출하고 명의 대여자들이 자판기 임대료를 내지 못할 경우 서울보증보험이 500만∼1000만원을 대신 지급하기로 약정한 보증보험증권 1900여장을 발급받았다.

이들은 서울 마포의 새마을금고 등에 보증보험증권을 담보로 제시하고 법정 대출 한도액인 3억원이 넘는 135억원을 대출받아 가로챈 혐의다.

서울보증보험 지점장과 새마을금고 대출과장 등은 이 과정에서 현금 400만원과 300만원 상당의 향응을 받은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은 “대출 한도를 초과한 새마을금고의 예금자 1만5000여명의 피해가 예상되고 공적자금으로 운영되는 서울보증보험도 무능력한 계약자들의 임대료 미납으로 보험금을 지급해야 하는 등 막대한 국고 손실이 예상된다”고 밝혔다.

한편 서울보증보험측은 “증권 발급신청 서류가 명의를 빌린 가짜 서류라는 것을 사전에 알지 못했다”며 “보증계약은 계약자와 피보험자간의 주계약이 허위가 아닌 ‘진정으로 성립된 경우’에만 효력이 발생하기 때문에 보증보험의 대지급 의무가 없다”고 주장했다.

서울보증보험은 자본금 10조3319억원, 총 보증잔액 약 84조원(3월 현재)의 국내 최대 보증전문기관으로 예금보험공사가 99%의 지분을 갖고 있다.

이 훈기자 dreamland@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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