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용성 상의회장 “정부가 ‘보이는 손’으로 시장 규제”

  • 입력 2003년 11월 25일 18시 48분


박용성(朴容晟·사진)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이 기업의 투자가 부진한 이유는 정부의 과도한 규제 때문이라며 또다시 정부를 강도 높게 비판했다.

박 회장은 25일 인천상의가 인천 부평관광호텔에서 개최한 ‘제6회 인참(InCham)포럼 21’에서 “시장은 보이지 않는 손에 의해 저절로 기능해야 하는데 정부가 ‘보이는 손, 힘 있는 손’으로 규제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 같은 관치(官治)가 결국 잘못된 노사관행과 기업의 투자부진, 실업률 상승, 국내기업의 해외 이전 등을 유발하는 주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것.

그는 “정부가 대기업의 투자 부진을 탓하지만 기업가는 나라의 경제를 위해 투자하는 자선사업가가 아니다”며 “정부의 현실과 괴리된 대기업 개념이 투자의 발목을 묶고 있으며 정부가 규제로 뭘 하려고 하지 말고 시장에 맡겨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국제화 시대를 맞아) 전투는 기업이 하고 전쟁은 정부가 해야 하는데 정부가 전투를 하려고 해서 큰 문제”라고 덧붙였다.

박 회장은 경직되고 유연하지 못한 노사문제도 기업 투자의 발목을 잡는 주 요인 중 하나라고 지적했다.

그는 “한국인은 평지에서 타협하지 않고 벼랑 끝에 서야 비로소 타협의 손을 내미는 속성이 있다”며 “기업이 자유롭게 해고할 수 있는 시스템이 도입되기 전까지 노사문제의 해결은 요원하며 희망이 있다면 정부가 제시한 노사개혁로드맵대로 가는 것”이라고 말했다.

박 회장은 최근 시위현장의 화염병 등장과 관련해 “한국에 대한 미국 경제인들의 여론이 나빠지고 있으며 한국에 투자해야 하는지 의구심을 갖고 있다”며 “전 세계를 통틀어 (노동문제로 시위하며) 경찰에게 화염병을 던지는 나라는 한국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지난달 31일 대한상의 주최로 열린 김진표(金振杓)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 초청 간담회에서도 “시장은 개혁의 대상이 될 수 없다”며 정부를 강하게 비판했었다.

인천=황금천기자 kchwa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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