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카드 2조원 지원 진통…채권단,具회장에 私財 담보 요구

  • 입력 2003년 11월 19일 18시 5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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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권은행단이 LG카드에 2조원을 지원하는 조건으로 구본무(具本茂) LG그룹 회장이 보유한 그룹 지주회사 ㈜LG 지분을 담보로 내놓을 것을 요구하고 나섰다.

이에 대해 LG그룹측은 “LG는 이미 1조원 규모의 자본 확충 계획을 밝혔고 은행이 단기 자금난만 해결해 주면 LG카드가 정상화될 것”이라며 반발해 LG카드 지원 문제가 진통을 겪고 있다.

LG카드 주채권은행인 우리은행 고위 관계자는 “구 회장측이 18일 오후 LG카드 정상화 이행 각서를 제출했으나 이를 반려했다”고 19일 밝혔다.

구 회장측은 18일 내놓은 각서에서 LG카드 및 LG투자증권의 주식, 매출채권, 후순위채 등 10조3000억원 규모를 담보로 제시했다. 하지만 채권은행단은 “LG 금융계열사 지분은 현재 담보로서의 효력이 적은 만큼 구 회장이 확실한 의지를 보이지 않는 이상 LG카드 지원에 나설 수 없다”며 “LG카드가 경영 정상화에 실패할 경우를 대비해 구 회장이 보유한 ㈜LG 및 다른 계열사 주식도 추가 담보로 제시해야 지원에 나설 수 있다”는 입장이다.

LG그룹에 따르면 구 회장은 9월 말 현재 ㈜LG 지분을 5.06%(1343만주) 보유하고 있으며 시가는 1147억원가량이다.

우리은행 농협 국민은행 등 8개 채권은행간에 지원규모 할당액을 둘러싼 갈등도 불거지고 있다.

LG카드 채권 규모에 따른 은행별 할당액은 19일 현재 농협 5000억원, 국민 4000억원, 산업 2800억원, 우리 2500억원, 기업 하나 신한 조흥은행 각각 1000억원대이다.

이 가운데 할당액이 많은 농협과 국민은행은 할당액 산정에 문제가 있다고 이의를 제기했다.

이에 따라 채권은행단은 지원규모 할당을 두고 막판 조율을 거듭했다. 또 각 은행도 자체적으로 여신협의회 등을 열어 지원 여부 및 규모를 논의했다.

배극인기자 bae2150@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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