商議 "세계적 초우량기업까지 개혁하라니…"

  • 입력 2003년 11월 19일 18시 3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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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계가 정부의 ‘시장개혁 3개년 로드맵’에 대해 “받아들이기 어렵다”며 강한 불만을 표시하고 인위적 개혁보다는 ‘시장의 힘’에 맡겨줄 것을 요구하고 나섰다.

대한상공회의소는 19일 재정경제부와 공정거래위원회에 제출한 ‘시장개혁 3개년 로드맵의 문제점과 정책개선 과제’라는 제목의 건의서를 통해 “삼성전자와 같은 세계적인 초우량 기업마저 개혁하려 드는 것은 받아들이기 어렵다”며 이같이 주장했다.

건의서는 “정부가 ‘소유 지배 괴리도’라는 새로운 개념까지 동원해 출자총액규제를 계속하려 하고 있으나 이는 시장 현실과 맞지 않아 탁상행정이 될 가능성이 크다”며 “투자활성화에 역행하면서까지 기업지배구조 문제에 집착하는 것은 정책의 우선순위가 뒤바뀐 격”이라고 주장했다.

건의서는 “정부가 굳이 개입하지 않아도 시장 내부의 힘에 의해 3∼5년 이내에 정부가 목표로 하고 있는 수준에 도달할 수 있다”면서 “정부가 인위적으로 시장개혁을 추진할 명분이 없다”고 밝혔다.

대한상의는 총수일가가 소유 지분보다 더 많은 지배력을 행사하고 있다는 지적과 관련해 “선진 외국기업들도 차등 의결권 제도, 우호기업간 주식 상호보유 등을 통해 소유 주식보다 더 많은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고 반박했다. 또 경영권 방어환경이 취약한 국내 현실에서는 계열사의 우호지분 활용이 불가피하다는 것.

건의서는 정부가 ‘소유 지배 괴리도’를 통해 출자총액제한제도를 유지하려는 것에 대해 “시장에서 지배구조 우수기업으로 평가받는 삼성전자까지도 규제를 벗어나기 어렵다는 점에서 논리적 비약”이라고 비판했다.

공종식기자 k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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