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계 빚 ‘은행대출’ 의존 심화…97년 26%서 올 6월 54%로

  • 입력 2003년 11월 18일 17시 4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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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환위기 이후 가계부문이 필요자금을 갈수록 은행 빚에 의존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외환위기 이전에는 주로 상호저축은행 새마을금고 신용협동조합 등 비(非)은행권에서 필요자금을 조달했었다.

18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일반은행 경영 성과의 종합평가’ 보고서에 따르면 가계신용 가운데 은행대출이 차지하는 비중은 1997년 말 26.3%에서 올 6월 말 53.9%로 급증했다.

이는 미국의 33.2%, 일본의 31.4%에 비해 크게 높은 것이다.

가계신용 중 은행대출 비중은 1998년 28.8%, 1999년 35.7%, 2000년 40.2%, 2001년 45.9%, 2002년 50.6% 등으로 꾸준히 상승했다.

보고서는 외환위기 이후 가계가 필요자금을 빌리는 곳이 상호저축은행(옛 상호신용금고) 새마을금고 신용협동조합 등 비(非)은행권에서 은행권으로 대거 이동했다고 지적했다. 이는 은행 구조조정 과정에서 은행들이 가계대출과 신용카드 영업을 확대했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됐다.

정호성(丁浩聲) 한은 분석총괄팀 과장은 “은행부실과 경제위기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신규 가계대출의 급증을 억제하고 은행권에 집중된 대출을 분산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한편 국내 은행들은 외환위기 이후 전체 자산 중 외화자금 운용 비중이 크게 낮아져 선진금융기법을 이용한 국제금융 업무의 확대가 필요한 것으로 지적됐다.

외환위기가 발생한 1997년에는 시중, 지방은행의 외화자금 운용 비중이 전체의 31.6%인 130조4000억원이었으나 지난해 말에는 9.1%인 58조2000억원으로 줄었다.

총자산 가운데 외화 대출의 비중 역시 1997년 말 17.9%(73조6000억원)에서 지난해 말에는 3.8%(24조3000억원)로 급감했다.

박중현기자 sanjuc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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