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대표 기자회견] "변명할 말 없어…국민앞에 석고대죄"

  • 입력 2003년 10월 27일 18시 5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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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라당 최병렬 대표가 27일 SK비자금의 당내 유입 사건에 관한 기자회견에서 머리를 숙여 국민들에게 사죄하고 있다. -서영수기자
한나라당 최병렬 대표가 27일 SK비자금의 당내 유입 사건에 관한 기자회견에서 머리를 숙여 국민들에게 사죄하고 있다. -서영수기자
한나라당 최병렬 대표는 27일 SK비자금 수수에 관해 기자회견을 갖고 “당 대표로서 국민들께 석고대죄하는 심정으로 사죄드린다”고 밝혔다.

최 대표는 “우리 당은 SK로부터 불법적인 방법으로 돈을 받아 대통령 선거에 사용했다”며 “변명할 말이 없다. 당의 도덕성이 이렇게 무너지는 현실 앞에 참담한 심정을 달리 표현할 길이 없다”고 말했다.

최 대표는 사과문을 읽는 내내 침통한 표정을 지었고 때론 목이 메기도 했다. 이날 최 대표가 발표한 사과문은 윤여준(尹汝雋) 의원이 초안을 작성한 것으로 알려졌다. 최 대표는 기자회견 직전 사과문의 내용이 미흡하다며 직접 사과문을 고치기까지 했다. 다음은 최 대표와의 일문일답 요약.

▽대국민 사과

―지금 심정은….

“이런 경우에 죽어서 사는 길이 정답이라고 생각한다. 제 자신이 죽을 각오를 하고 당과 내가 다시 태어나는 길을 갈 것이다. 대표로서 모든 것을 걸고 책임지겠다.”

―먼저 SK비자금의 사용처 등 전모를 밝힐 생각은 없나.

“100억원이 들어와 어디에 쓰였는지에 대해 조사할 수도 없고, 하지도 않아 대답을 드릴 수 없다. 그 과정은 수사를 통해 밝혀질 것이다.”

▽특검수사 일정 및 내용

―특검법안은 언제 제출하며 본격적인 수사착수 시기 등은 어떻게 되나.

“10월 하순 특검법안을 처리하고, 11월 중하순에 특검 수사를 시작해 내년 2월 초까지 진상을 밝히는 데 큰 문제가 없을 것이다.”

―무제한적인 특검을 요구하고 있는 데 구체적인 수사범위는….

“이번 사건은 깊이 수사하지 않더라도 큰 가닥만 잡으면 국민들이 판단하는 데 문제가 없을 것이다. 무제한적인 수사란 국민들에게 진솔하게 밝혀야 한다는 의미이다.”

―대선에서 당선된 사람이건, 낙선된 사람이건 법적 정치적 책임을 져야 한다고 한 것은 이회창(李會昌) 전 총재를 두고 한 말인가.

“근본 뜻은 대통령에게 초점을 두고 한 말이다. 대통령이 당선된 이후에 돈을 받았다면 사안 여하에 따라 심각한 문제가 될 수 있다는 것을 표현한 것이다.”

―특검법안 처리에 다른 당이 반대하고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할 경우 대응은….

“민주당도 열린우리당도 국민들 앞에 깨끗하다고 주장할 입장이 아닐 텐데 무슨 논리로 반대를 하겠는가. 국회의사결정(표결처리)으로 안이 채택되면 그것도 합의다. 3권분립 하에서 (거부권을 행사하면) 대통령으로서 온당한 태도가 아니다.”

박민혁기자 mhpar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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