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SK비자금 수사]“특검 얘기 나온이상 더 철저히”

  • 입력 2003년 10월 27일 18시 4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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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선자금 전반에 대해 무제한 특별검사제를 도입하자는 한나라당 최병렬(崔秉烈) 대표의 제안이 SK비자금 수사에서 변수로 작용할 수 있을지 관심을 모으고 있다.

검찰 내에서는 SK비자금 수사가 한창인 상황에서 최 대표가 그런 제안을 한 것에 대해 내심 못마땅하게 생각하는 분위기지만 실제로 SK비자금 수사에는 별다른 영향을 미치지 못할 것으로 보고 있다.

정치권의 대립 등으로 특검법안의 국회통과가 쉽지 않은 데다 노무현(盧武鉉)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 등도 변수로 남아있어 특검법 발효 전에 SK비자금 수사가 사실상 끝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검찰은 다만 특검 도입 문제가 거론된 이상 SK비자금과 관련된 진상을 더욱 철저하게 파헤치겠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특검이 검찰 수사 결론을 뒤집는다든가 검찰이 밝히지 못한 새로운 의혹을 규명할 경우 검찰이 치명타를 입을 수 있다는 것이 수사팀의 인식이다.

이와 관련해 송광수(宋光洙) 검찰총장은 27일 “공정하고 열심히 수사하고 있는데 특검 얘기를 듣고 마음이 편하면 사람이 아니다”며 “검찰은 어떤 결정이 있기 전까지 원칙대로 앞만 보고 수사하겠다”고 밝혔다.

다른 검찰 간부도 “한나라당이 정략적인 차원에서 무제한 특검 실시를 주장했는지 모르겠지만 여야를 가리지 않고 수사는 계속될 것”이라며 “나중에 특검 얘기를 꺼낸 측이 꼼짝도 못할 증거 때문에 더욱 깊은 수렁에 빠질 수도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검찰 수사의 편향성 논란과 관련해 한나라당이나 여론의 비판이 계속 제기될 경우 특검 도입이 조기에 실현될 수도 있어 검찰의 예상대로만 되지 않을 것이란 시각도 적지 않다.

대선자금 수사 ‘특검’ 도입해야 하나? (Poll)

정위용기자 viyonz@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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