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분양 아파트 1억대 웃돈…하남이 뜬다

  • 입력 2003년 10월 23일 18시 1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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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강남지역 집값이 폭등하면서 경기 하남시로 눈을 돌리는 실수요자가 늘고 있다. 하남시는 서울 강동구 송파구와 맞닿아 있고 교통이 편리해 ‘준강남’으로 평가받고 있다. 신장택지2지구 에코타운 전경. 사진제공 하남시 도시개발공사
서울 강남지역 집값이 폭등하면서 경기 하남시로 눈을 돌리는 실수요자가 늘고 있다. 하남시는 서울 강동구 송파구와 맞닿아 있고 교통이 편리해 ‘준강남’으로 평가받고 있다. 신장택지2지구 에코타운 전경. 사진제공 하남시 도시개발공사
‘인구 13만의 변방 도시’ ‘전체 면적의 98%가 개발제한구역(그린벨트)으로 묶인 곳’ ‘수도권 유일의 미개발지’….

지금까지 경기 하남시에 따라 붙던 수식어들이다. 각종 개발 규제로 하남시는 ‘처녀지’로 남아 있을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최근 들어 하남이 달라지고 있다. 서울 강남지역 아파트 가격이 치솟으면서 가격 부담을 느낀 실수요자들의 대안으로 급부상하고 있다.

▽에코타운 분양권시세 급등=하남은 크게 자연취락지구인 구시가지와 신장택지개발 지구, 덕풍동 일대 등 신시가지로 나뉜다. 구시가지는 낡은 단독주택이나 다세대주택을 위주로 재개발이 추진 중이지만 아직 이슈가 될 만한 사업은 없는 상태다. 하지만 신시가지는 작년 에코타운 분양을 시작으로 기존 아파트 가격이 크게 상승하고 있다.

부동산정보제공업체 ‘닥터아파트’에 따르면 하남시 아파트 값 상승률은 올 6월까지 0.57%였으나 △8월 1.50% △9월 3.25% △10월 2.42% 등으로 상승폭이 크다.

분양권 월별 상승률도 △8월 0.81% △9월 1.49% △10월 4.29%로 경기지역의 최근 석 달 평균치(1.16%)를 웃돌고 있다.

하남시도시개발공사가 지난해 신장택지2지구에서 분양한 에코타운 33평형은 분양가가 1억7450만원이었으나 현재는 1억5000만원의 웃돈이 붙은 3억2450만원에 호가가 형성됐다.

신장동 샘터공인 이종석 이사는 “신장지구 기존 아파트도 올해 초 대비 평균 6000만∼7000만원씩 올랐다”면서 “최근 투기지구로 지정되면서 보합세로 돌아섰지만 앞으로 개발 호재가 많아 추가 상승 여력은 충분하다”고 말했다.

▽하남은 제3의 강남=하남 집값이 이처럼 들썩이기 시작한 것은 서울 강남권 집값 폭등 영향이 컸다. 강남 집값이 급등하자 서울의 일부 실수요자들이 하남으로 눈을 돌린 것.

여기에는 입지와 교통 여건이 큰 영향을 미쳤다. 하남은 서울 송파구, 강동구와 붙어 있어 승용차로 20∼30분이면 오갈 수 있다. 또 현재 43번 국도, 고골∼감북동∼잠실 도로가 확장공사 중이고 지하철 5호선이 하남시 창우동까지 이어질 계획이다. 교통여건이 좋아진다는 얘기.

하남시가 내년부터 100만여평의 그린벨트를 점진적으로 해제할 계획인 것도 호재다. 하남시는 올 6월 풍산지구 개발계획을 확정했다. 풍산지구에서는 2005년 상반기에 임대아파트와 공공분양아파트 5800가구가 분양될 예정이다.

하지만 ‘묻지 마 투자’는 하지 말아야 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일치된 지적이다.

부동산컨설팅업체 프라임탑 한재우 사장은 “호재가 많지만 하남시 예산이 부족한 데다 그린벨트 해제 추진도 장기적으로 이뤄질 예정이어서 사업이 지연될 경우 투자대비 수익률이 떨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김창원기자 chang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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