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타적 판매권 인정' 은행 아이디어 상품들

  • 입력 2003년 10월 15일 16시 34분


코멘트
한국산업은행은 8월13일 수익성과 위험이 큰 채권에 투자해 고수익을 추구하면서 원금을 축내지 않도록 설계된 ‘산은파워 신노후생활연금신탁’을 개발해 배타적 우선판매권을 인정받았다. 사진제공 한국산업은행

한국산업은행은 8월13일 수익성과 위험이 큰 채권에 투자해 고수익을 추구하면서 원금을 축내지 않도록 설계된 ‘산은파워 신노후생활연금신탁’을 개발해 배타적 우선판매권을 인정받았다. 사진제공 한국산업은행

《아이디어는 금융상품의 생명이다. 고객이 더 편하게 더 많은 이익을 얻을 수 있도록 해 주는 상품만이 소비자를 사로잡을 수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각 금융회사들은 다른 회사보다 먼저 새로운 아이디어 상품을 개발하는 데 힘을 쏟는다. 금융회사 협회들은 좋은 아이디어로 만들어진 상품에 대해 ‘배타적 우선판매권’이라는 권리를 줘 회사들의 아이디어 경쟁을 촉진하고 있다.》

특정 상품이 이 권리를 부여받으면 다른 회사들은 일정 기간 같은 성격의 상품을 만들어 팔 수 없다. 협회가 인정한 상품이라는 명예도 판매에 도움이 된다.

이 때문에 배타적 판매권을 받으려는 회사들의 경쟁도 치열하다. 협회도 꼼꼼하게 자격을 심사한다.

은행권에서는 2001년 12월부터 21개 상품 또는 서비스가 심의를 신청해 이 가운데 5개 상품만이 2개월 동안 이 권리를 인정받았다. 지난해 1월 이후 권리를 인정받은 상품 4개를 소개한다.

▽산은 파워 신노후 생활연금신탁=한국산업은행이 개발해 가장 최근인 8월 13일 권리를 인정받았다. 수익성과 위험이 큰 채권에 투자해 고수익을 추구하면서 원금을 까먹지 않도록 설계된 점이 인정을 받았다. 은행이 펀드상품으로 우선판매권을 받은 첫 사례다.

각종 제한 원칙을 지켜 위험을 최소화하겠다는 것이 핵심 아이디어. 펀드 판매액은 1500억원으로 제한했고 투기채에 자산의 30%, 개별기업 채권에 50억원 이상을 편입하지 않는 것이 원칙이다. 채권 편입기간도 14개월로 한계를 설정했다.

올 1월 1호 펀드로 522억원을 모았고 9월 2호 펀드로 300억원을 모았다. 1년 이상 거래하면 중도해지 수수료가 없고 4000만원까지 세금우대 혜택을 받을 수 있다.

▽신한 옵셋플랜서비스=예금을 많이 한 고객에게 대출이자를 깎아주는 것이 핵심 아이디어. 신한은행이 올 4월 권리를 인정받아 9일 현재까지 7178억원어치를 팔았다.

한 고객의 입출금 통장 잔액에 대해 매일 대출이자 감면 액수를 산출해 고객이 대출금을 갚을 때 이자를 깎아준다. 예금과 대출을 한데 묶은 일체형이라는 점이 특징. 고객은 한 통장에 자금을 몰아서 넣어야 더 많은 대출이자 감면 혜택을 받는다.

1억원을 연 금리 7%로 대출한 고객이 1000만원을 예금한 경우 연 0.168%의 대출이자를 감면받는다. 5000만원을 예치한 고객에게는 0.84%의 대출이자를 깎아준다.

▽주문형 환율예약서비스=은행의 외환서비스로는 처음으로 외환은행이 2002년 7월 권리를 인정받았다. 달러를 사고팔아 시세 차익을 보려는 투자자들이 인터넷 휴대전화 등으로 3개월 이내의 환율을 예측해 달러 매입과 매도를 예약할 수 있다.

실시간으로 환율을 알려주고 100일 동안의 그래프도 제공한다.

9일 현재 고객의 예약금액은 4300만달러에 체결된 금액은 2600만달러다.

▽우리M&S통장=기업이 자금관리를 효과적으로 할 수 있도록 우리은행이 지난해 7월 개발했다. 금융기관 최초의 펌(firm) 뱅킹서비스라는 점이 인정됐다. 본사 계좌와 지사 계좌를 연동해 거래할 수 있어 하나의 통장으로 본사와 지사가 함께 자금을 관리할 수 있다. 기업이 필요한 경우 즉시 거래명세서를 제공하는 등 혜택을 준다.

9일 현재 가입한 본사 수는 403개사. 평균 잔액은 267억원이다.

신석호기자 kyle@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