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하기
입력 2003년 10월 7일 17시 59분
공유하기
글자크기 설정
반면 한국의 은행주 주가는 신통치 못했다. 7일 현재 종합주가지수는 올해 초 대비 14.5% 상승했지만 은행업종지수는 0.6% 하락했다.
최근 외국계 증권사의 긍정적인 투자의견이 나오면서 은행주는 반등세로 돌아선 모습. 하지만 이런 상승세가 이어지는 데는 다소 힘이 부친 것 같다고 증시전문가들은 말한다.
국내 경기회복이 가시화되기 전까지는 은행주의 강한 상승탄력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지적이다.
▽한국과 해외 금융주 성적표 비교=지난주까지 한국 금융주의 움직임은 일본과 대만, 미국 등 주요 증시와 비교해 보면 확연히 구별된다.
금융주의 오름세가 가장 돋보인 곳은 일본 증시. 최근 한 달 동안 금융업종은 19.9% 올라 닛케이 평균주가 상승률을 18% 이상 웃돌았다. 대형 금융그룹인 미즈호 홀딩스는 9월 5일부터 10월 3일까지 84.7% 상승했고, 미쓰이스미토모 그룹도 이 기간 25% 올랐다.
미국 증시에서는 8월 말부터 투자은행 중심으로 금융주가 힘을 얻었다. 씨티그룹이 최근 한 달 동안 6.23% 오르며 52주 신고가(新高價) 경신을 눈앞에 두고 있다. 대만도 금융업종이 주도적으로 증시를 끌어올리고 있다.금융주의 강세는 해외 증시 회복이 내수경기의 개선을 바탕으로 진행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대신경제연구소 김영익 투자전략실장은 “일본 경제가 설비투자와 소비 중심으로 회복되고 있어 은행 실적과 주가가 모두 좋아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국민은행은 9월 3일 4만6200원에서 이달 2일 3만7300원까지 한 달 동안 19.3% 하락했다. 이후 악재가 희석되면서 7일 4만원을 회복한 상태. 외환은행과 하나은행, 기업은행 등의 주가도 최근까지 약세였다.
▽참고 기다리면 햇볕 든다?=일부 투자전략가들은 국내 은행주의 침체 때문에 국내 증시의 상승 속도가 둔화될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
동양종금증권 허재환 연구원은 “IT주 중심의 세계 경기회복 기대감에도 불구하고 국내 소비가 회복되지 않아 미국 증시의 상승폭을 그대로 반영하지 못할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무엇보다 신용카드 연체가 지속되면서 가계대출이 회복될 기미를 보이지 않는 점이 문제로 지적됐다.
금융주의 시가총액 비중이 전체의 16.5%로 전기전자업종에 이어 두 번째로 높은 점도 부담이다.
그러나 은행 담당 애널리스트의 전망은 긍정적인 쪽이다. 카드 연체율 문제는 각종 보완대책이 나오면서 어느 정도 정리됐다고 보고 있다. 대환대출(연체금을 대출로 전환) 등 남아있는 문제의 해결은 경기회복 여부에 달려 있다고 이들은 진단했다.
미래에셋증권 한정태 연구원은 “은행의 3·4분기 실적이 나쁠 것이라는 예상은 이미 주가에 반영됐고 이제는 다음 분기 이후를 봐야 한다”며 “경기회복에 후행하는 은행주는 늦어도 내년 초부터 회복을 기대할 수 있다”고 말했다.
모건스탠리증권과 메릴린치증권 등도 이날 은행주 투자가 장기적으로 유망하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 |
이정은기자 lightee@donga.com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