車업계 '문화 마케팅' 뜨겁다…문화행사 후원 고객잡기 나서

  • 입력 2003년 9월 29일 17시 1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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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자동차가 고객들을 초청한 ‘렘브란트와 17세기 네덜란드 회화’전시회. 동아일보 자료사진
현대자동차가 고객들을 초청한 ‘렘브란트와 17세기 네덜란드 회화’전시회. 동아일보 자료사진
“이젠 ‘문화 전쟁’이다.”

내수시장을 놓고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는 자동차 업체들이 최근 오페라나 연극 등 문화행사 후원을 통한 고객의 감성 잡기에 나서고 있다. ‘마케팅 전쟁’이 ‘문화 전쟁’으로까지 번진 것이다.

▽고객은 오페라 관람과 전시회가 공짜=오페라는 관람료가 비싼 데다 아직 대중화가 덜 돼 ‘부자들이 좋아하는 공연예술’로 꼽힌다. 쌍용자동차는 28일부터 서울 서초구 예술의 전당 오페라극장에서 열리고 있는 베르디의 오페라 ‘리골레토’에 우수고객 600명을 초청했다.

쌍용자동차가 후원하고 있는 오페라 ‘리골레토’에서 여주인공 ’질다’역을 맡은 신영옥과 뉴체어맨. 사진제공 쌍용자동차

이들에게는 1인당 R석(12만원) 이상의 관람권 2장을 무료로 제공했다. 공연장 바깥에서는 쌍용차가 25일 선보인 뉴체어맨 리무진 모델을 공개했다.

현대자동차도 현재 덕수궁 미술관에서 열리고 있는 ‘위대한 회화의 시대-렘브란트와 17세기 네덜란드 회화’전에 2004년형 뉴EF쏘나타 고객 2000명을 초청할 예정이다. 고객들은 미술관에서 전문가들로부터 직접 작품에 대한 설명을 듣고 도록까지 선물로 받는다.

현대차는 이에 앞서 6월에는 뮤지컬 ‘그리스’를 후원하면서 뉴아반떼XD 고객 600명을 초청하는 행사를 대대적으로 갖기도 했다.

이와 함께 현대―기아자동차는 공동으로 매달 별도의 ‘대고객 문화이벤트’를 개최하고 있다. 오페라 뮤지컬 등 다양한 공연으로 이뤄진 이 행사에 참여하기 위해서는 현대기아차 홈페이지에서 관련 이벤트에 응모하면 된다. 초청 대상은 현대―기아차 구매 고객.

르노삼성이 올해 후원한 연극 ‘서산에 해 지면은 달 떠온단다’. 사진제공 르노삼성

르노삼성은 국내 자동차 업체 중에서 문화마케팅에 가장 먼저 눈을 돌린 회사로 꼽힌다. 올해 들어 르노삼성이 후원했거나 후원할 예정인 행사는 연극 ‘서산에 해 지면은 달 떠온단다’ 등 20여건에 이른다. 이 때문에 르노삼성 자동차 구입고객은 적어도 한두 차례는 르노삼성으로부터 공연이나 전시회 관람권을 받을 정도.

GM대우도 창작뮤지컬 ‘페퍼민트’를 협찬하면서 공연장 로비에 소형차 칼로스를 전시해 놓고 영업사원을 상주시키고 있다. 공연 중에는 빨간색 칼로스가 웨딩카로 등장하기도 한다.

수입차 업체 중에서는 렉서스로 유명한 한국도요타자동차가 매년 10월 세계적인 연주자들을 초청해 ‘도요타 클래식’ 행사를 개최하면서 렉서스 고객들을 연주회장에 초청하고 있다.

▽자동차 회사들이 ‘문화 전쟁’에 나선 이유=무엇보다 수준 높은 문화행사를 후원하면 기업의 브랜드 이미지도 덩달아 높아지기 때문이다. 이 같은 브랜드 이미지 상승은 기업이 생산하고 있는 제품에 대한 고객의 호감도를 높여 장기적으로는 매출증대로 이어질 것으로 업계에서는 기대한다.

쌍용차 김동태 마케팅팀 팀장은 “문화행사 후원의 목적은 일차적으로는 고객들의 문화욕구를 충족시키는 데 있다”며 “기업측에서는 고객들 사이에 ‘문화기업’의 이미지가 자리 잡는다는 효과가 있다”고 말했다.

공종식기자 k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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