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외 해운사 절반 “부산항 떠날수도 있다"

  • 입력 2003년 9월 22일 18시 0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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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외 선사(船社) 가운데 절반 이상이 태풍과 화물연대 파업 등으로 부산항을 떠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조사됐다.

22일 한국해양수산개발원(KMI)에 따르면 부산항에 기항하는 27개 선사를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14개사(53%)가 부산항을 떠날 가능성이 있다고 응답했다.

특히 8개사는 ‘기항지를 옮길 가능성이 크다’고 밝혔으며 6개사는 ‘가능성이 어느 정도 있다’고 답했다. 반면 12개사는 ‘가능성이 없다’, 나머지 1개사는 ‘모르겠다’고 밝혔다.

기항지 이전 가능성이 ‘어느 정도 있다’고 응답한 6개사 중 5개사는 태풍 ‘매미’의 영향으로 크레인 사고가 발생한 신(新)감만부두와 자성대부두를 이용하는 선사였다. 이들 선사 가운데 중국 등 국외 항만으로 기항지를 옮기겠다는 곳은 3개사, 국내외 항만을 모두 고려하고 있는 곳이 2개사였다.

하지만 ‘매미’의 영향으로 실제로 기항지를 변경한 선사는 소수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KMI의 조사에 따르면 신감만·자성대 부두를 이용하는 17개 선사 중 외국 항만으로 옮긴 업체는 한 곳도 없었고 1개사만이 광양항으로 이전해 화물을 처리하고 있다.

반면 7개사는 기존 터미널에서 계속 화물을 처리하고 있으며 8개사는 부산항 내 다른 터미널로 옮겼다.

이동근(李東根) KMI 정책동향실장은 “태풍 피해에 따른 하역차질을 부산항에서 자체적으로 흡수할 수 있는데도 국내외 선사 사이에도 심리적인 불안감이 있는 게 사실”이라며 “국내외 선사가 항로 재편성을 하는 올해 말까지는 가시적인 복원성과를 보여줄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번 설문조사에는 현대상선 등 10개 국적 선사와 에버그린 완하이 MSC 등 17개 외국 선사가 참여했다.

차지완기자 ch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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