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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3년 9월 2일 16시 5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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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때는 정종 한됫병이면 영락없는 추석 선물이었다. 지금은 수백만원짜리 선물도 흔하다지만 가격이 정성을 모두 대신할 수 있을까.
이번 추석에는 얄미운 체면치레를 탁탁 털어버리고 부담 없는 전통주(酒)를 선물로 마련해보자. 항암효과가 탁월하다며 수다도 떨어봄직하다. 비싼 선물이야 가치를 논한다는 게 생색내는 꼴로 비쳐지기 십상이지만 전통주라면 한두 마디 늘어놓는 게 되레 덕담처럼 여겨질 듯싶다.
실제 국산 전통주에는 외국 양주에서 가끔 보이는 발암 물질의 일종인 ‘에틸 카바메이트’가 전혀 없거나 극히 소량만 들어 있단다. 유기산 당분 아미노산 비타민류 등 1백종이 넘는 미량 원소들이 다량 함유돼 있다는 연구 결과도 나오고 있다.
요즘엔 대기업들이 세련된 포장에 담아 내놓는 전통주도 많아 선택의 폭이 넓다.
두산은 올해 추석을 맞아 청주를 중심으로한 선물세트 9종과 일반제품 6종을 선보였다.
차례상에 주로 올리는 ‘백화수복’은 1.8L들이 한 병이 7200원, 0.7L 들이는 3300원이다. 다른 재료를 섞지 않고 쌀로만 빚은 ‘국향’은 5800∼2만8000원 짜리 선물세트로 나와 있다. 달지 않고 향이 그윽한 게 특징.
전통주 중에서는 최고급 제품으로 꼽히는 ‘설화’는 2병짜리 선물세트가 1만5000원부터 4만2000원 가량이다. 병마다 고유 번호가 찍혀 있다.
천연 국산 매실을 원료로 한 ‘설중매’(3병 1만6000원), 조선왕조실록에서 전하고 있는 비법을 재현해 만들었다는 ‘군주’(2병 2만4000원)도 눈길을 줄 만하다. 외국인에게 선물한다면 인삼주(2병 3만6000원)도 좋다.
‘백세주’로 유명한 국순당도 추석맞이 신상품을 내놓았다. 알코올 도수를 2도 높인 ‘강장백세주’(15도)는 한약재 함유량을 두 배로 늘리고 산뜻한 맛을 더했다. 가격은 1만5000원에서 6만1000원. 오동나무 케이스에 도자기형 잔도 넣어 고급스러운 분위기를 연출했다.
이밖에 보해의 매취순, 이강주, 복분자주, 안동소주 등도 많이 찾는 제품이다. 소규모 주류업체들이 내놓는 민속주도 3만∼5만원 정도면 구입할 수 있다.
고기정기자 koh@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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