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웨이트 담수화설비 입찰 분쟁 심화…두산도 조정명령 신청

  • 입력 2003년 8월 11일 17시 51분


쿠웨이트의 대규모 담수화 설비 입찰을 둘러싼 현대중공업과 두산중공업의 분쟁이 심화되고 있다. 현대중공업에 이어 두산중공업도 정부에 조정명령을 신청하고 나섰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두산중공업은 “공정한 수주 경쟁 질서를 무너뜨린 것은 두산중공업이 아니라 현대중공업인 만큼 적절한 조치를 취해 달라”는 취지의 조정명령 신청서를 8일 산업자원부에 제출했다.

두 회사는 4억달러 규모의 쿠웨이트 사비야 담수화 설비 입찰을 놓고 분쟁을 벌이고 있다.

두산중공업은 신청서에서 “현지에서 입찰 최종 단계가 진행 중인 상황에서 현대중공업측이 마치 최종계약자로 선정된 것처럼 여론을 호도하고 있다”며 “현대중공업측의 입찰 가격이 두산중공업보다 훨씬 낮아 엄연한 저가 수주이며 임의로 사양을 변경해 입찰조건도 위반했다”고 주장했다.

이에 앞서 현대중공업은 지난달 28일 “지난해 6월 이미 낙찰이 확정됐는데 두산중공업이 현지에서 행정소송을 제기하고 탄원서를 내는 등 방해 공작을 벌여 1년 넘게 본계약 체결이 늦어지고 있다”며 산자부에 조정명령을 신청해 놓은 상태다.

현대중공업측은 “이미 산자부에서 조정위원회가 열리고 있는 마당에 두산중공업이 별도로 조정명령을 신청한 것은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을 보였다.

현대중공업의 요청에 따라 구성된 조정위원회는 1일과 8일 두 차례에 걸쳐 회의를 개최해 양측의 입장을 듣고 서류 검토 작업을 끝낸 상태. 업계에선 두산중공업측의 요청에 따른 별도의 조정위원회는 열리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산자부는 조정위원회가 검토 결과를 제출하면 곧 입장을 정리할 방침이어서 이르면 이번 주 안에 결론이 날 것으로 보인다.

홍석민기자 smh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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