액면분할 ‘착시 주의보’…절반이상 반짝상승 그쳐

  • 입력 2003년 7월 22일 17시 4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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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코스닥 기업들의 잇단 액면분할 공시와 함께 주가가 큰 폭으로 움직이고 있다.

증시에서 액면분할은 호재로 인식되지만 펀더멘털 없는 주가 ‘착시 효과’는 단발적인 경우가 많아 투자할 때 따져볼 필요가 있다.

골프웨어 업체인 팬텀의 주가는 22일 전날보다 11.74% 오른 1190원에 마감됐다. 액면분할을 끝내고 거래를 재개한 뒤 이틀 연속 상한가 행진이다. 21일 액면분할을 공시한 한림창투도 당일에는 가격제한폭까지 올랐다. 이에 앞서 액면분할을 실시한 마담포라와 제일창투, 풍국주정 등도 공시 당일 모두 상한가까지 치솟은 바 있다.

보통 유동성 확보를 위해 실시하는 액면분할은 주식 수가 많아지는 대신 주가가 그 비율만큼 낮아진다. 따라서 주가가 상대적으로 싸게 느껴지기 때문에 상승에 대한 기대감도 높아지게 된다.

그러나 통계적으로 보면 이런 주가 상승 추세는 오래 가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동아정기의 경우 액면분할을 끝내고 거래를 재개한 21일부터 주가가 오히려 하락세다. 한림창투도 액면분할 공시 다음날 곧바로 하한가까지 떨어져 극과 극을 오갔다.

올해 액면분할을 공시 혹은 실시한 24개 기업 가운데 공시 사흘 후까지 계속 주가가 오른 기업은 11개로 전체의 절반도 되지 않는다. 평균 주가상승률도 1.24%로 코스닥지수 상승률을 밑돌았다.

이는 물량 증가가 회사 가치에 변화를 가져오는 것이 아닌 데다 물량을 받아줄 힘이 적은 약세장에서는 오히려 부담이 될 수 있기 때문.

굿모닝신한증권 박동명 연구원은 “그동안 액면분할은 지수 대비 1% 정도 상승하는 반짝 효과에 그치는 모습”이라며 “착시 효과에 빠지지 말고 주가수익비율(PER) 등 기업가치를 함께 따지라”고 조언했다.

이정은기자 light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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