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 재계달랠선물없어 '고민'

입력 2003-06-24 18:43수정 2009-09-29 0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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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와대가 재계를 달랠 묘안이 없어 고심에 빠졌다.

24일 열린 국무회의에서도 노무현(盧武鉉) 대통령이나 경제부처 장관 가운데 어느 누구도 전날 전경련 등 경제 5단체장들이 ‘공장 해외 이전’까지 거론하며 강도 높게 정부의 노동정책을 비판한 것을 화제로 삼지 않았다는 후문이다.

윤태영(尹太瀛) 청와대 대변인은 경제 5단체장들의 주장에 대한 청와대 입장을 묻자 “공식적으로 논의된 바 없다. 그에 대해 얘기된 것은 없다”고 말했다.

재계의 대화창구인 대통령정책실 분위기는 “그동안 쌓였던 재계의 불만이 폭발한 것 아니겠느냐”면서도 애써 의미를 축소하는 모습이다.

정책실의 한 핵심 관계자는 “재계가 공장까지 옮기겠다고 한 공개발언은 이해가 되지 않는다. 조흥은행 노조 파업 해결 과정에서 우리가 사측의 팔을 비튼 게 뭐가 있나. 우리는 원칙대로 했을 뿐인데 재계가 지나치게 피해의식을 갖고 있다”며 오히려 재계를 비판하고 나섰다.

정책실의 다른 관계자는 “노 대통령이 철도노조 파업에 대해서는 노조측에 아주 강경한 입장을 갖고 있다. 대화와 타협, 원칙과 신뢰에 따라 한다는 노 대통령의 갈등 해결 방식에는 변화가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정우(李廷雨) 대통령정책실장은 “시간이 흐르면 참여 정부의 노사정책을 잘 이해할 수 있게 될 것”이라며 인내심을 갖고 지켜봐 달라고 당부했다.

그러나 청와대는 노 대통령이 기업투자 활성화를 위해 삼계탕 집에서 재계 총수들과 만난 만큼 재계를 다독일 만한 선물을 내놓아야 한다는 부담감을 갖고 있으면서도 대안이 마땅치 않아 곤혹스러워하는 눈치다.

청와대는 조만간 대기업 최고경영자(CEO)들을 청와대로 초청해 기업의 애로사항을 노 대통령이 직접 듣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권오규(權五奎) 정책수석비서관은 “노 대통령이 앞으로 재계와 만나 의견 교환을 할 수 있는 기회가 계속 예정돼 있다”면서 “재계 총수와도 기회가 되는 대로 분명히 만날 것이다. 노 대통령과 1 대 1 독대도 전혀 배제하지 않고 있다”고 강조했다.

청와대는 내달 초로 예정된 중국 방문 때 민간기업 CEO들이 대통령을 수행토록 해 대통령과의 간극을 좁히는 계기로 삼겠다는 방침이다.

또 대기업들의 투자 활성화에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는 수도권 공장 신증설을 전향적으로 허용해 재계의 얼어붙은 투자심리를 되살리겠다는 것. 그러나 이런 저런 아이디어 차원의 방안들조차도 내부 조율 과정에서 적지 않은 진통이 예상되고 있다.

최영해기자 yhchoi6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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