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빙&퍼니처]"가구에 자연을 입혀라"

  • 입력 2003년 5월 12일 16시 3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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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옷도 벗었는데 새로운 옷을 입어볼까?’ 5월 들어 많은 사람들이 겨울 내내 거실에 깔려 있던 카펫을 걷고, 두꺼운 이불을 장롱 속에 집어넣고 있다. 겨울 용품들을 치운 뒤 돌아본 집안 분위기는 늘 허전하기 마련. 새로운 가구나 인테리어 소품의 구입을 생각하는 소비자를 위해 모델하우스 가구 전문가들과 최신 가구 트렌드를 살펴봤다.》

▽안방 트렌드는 자연주의=가구 트렌드를 보기 위해 찾은 곳은 서울 신사동 대림건설 주택문화관. 모델하우스는 32평, 48평, 60평 모두 3개 평형으로 각 평형의 가구 스타일은 상당히 달랐다.

하지만 보르네오가구 오구섭 디자인팀장은 전체 가구 트렌드를 ‘자연주의(내추럴리즘)’로 정리했다. 자연주의란 하늘, 흙 등 자연물의 색상과 형태를 적용하는 디자인을 말한다. 침대는 다리 부분이 거의 없는 평상형 침대가 주를 이뤘다. 낮아진 침대 높이로 방안에 들어가는 주변 가구들의 높이도 낮아지는 추세.

공예기술을 이용한 고전적 나무 침대의 인기가 사그라지면서 점차 천(페브릭·fabric) 침대가 늘고 있다. 32평형의 안방에는 밝은 색 천 침대에 붉은 베개로 포인트를 줬다.

안방에 장롱은 이미 사라진 지 오래다. 대림건설 아파트 상품기획팀의 정혜은씨는 “붙박이장, 특히 공간 활용도를 높인 슬라이딩식(옆으로 밀어 여는 형태) 문이 인기”라고 말했다.

색상은 밝은 색 화이트 오크(참나무)색이 주류. 나무뿐 아니라 스틸, 플라스틱 등을 신소재 함께 사용한 붙박이장과 안방용 소 테이블도 주목을 받고 있다.

▽거실과 베란다=거실의 주인공은 역시 소파다. 대형 평형 소유자라면 자기 집 분위기가 앤티크(antique), 클래식 등 어떤 분위기인지 분명히 알고 소파를 골라야 한다.

보르네오가구 오 팀장은 “앤티크는 그리스, 로마 등 특정 문화권의 스타일을 통일해 갖춘 것이고 클래식은 서양의 여러 시대와 문화권을 뒤섞어 독특한 분위기를 낸 것”이라고 설명했다.

40평형 이상에서는 가죽 소파에서 화려한 문양이 들어간 천 소파로 유행이 옮겨가고 있다. 주택문화관 60평형의 실크 소파 주변에는 가죽이나 나무 소재의 스탠드 대, 소파 테이블로 소재의 균형을 맞췄다. 방이 넓어져 개인 생활은 각 방에서, 거실은 손님 접대나 가족 모임용만으로 쓰는 가정이 늘어나 거실의 가구 수나 배치는 점점 적고 심플해졌다. 거실 정면 TV대 위에 놓던 각종 인테리어 소품도 줄었다.

베란다 폭이 2m 이상인 아파트에는 전체 공간의 15% 정도를 화단으로 만든 아파트가 많다. 베란다에 화단이나 꽃이 있다면 화분이나 꽃을 올려놓는 장식장도 고려해볼 만 하다.

▽부엌 및 기타 공간=부엌 가구들은 언제나 화려하다. 특히 최근엔 하이글라이딩(밝게 빛나는) 소재가 늘면서 눈이 부실 정도다.

부엌과 거실의 공간이 보다 명확히 구분되면서 원형 식탁보다 부엌의 사각형 공간에 잘 맞는 사각형 식탁을 찾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보통 큰 벽면 액자 아래 놓던 수납형 가구는 요즘 그냥 가구 위에 인테리어 소품만을 올려놓는 탁자형 가구로 바뀌고 있다. 붙박이식 수납가구가 늘어나 수납가구의 필요성이 줄었고 오히려 심플한 가구로 집 안 분위기를 시원스럽게 바꿀 수 있기 때문이다.

대림산업 정혜은씨는 “밝은 색상, 수납 공간의 다양한 변화, 넓은 면을 이용한 심플한 디자인 등 최신 트렌드에 맞는 가구 구입은 서두를 필요가 없다”며 “자신이 원하는 집 안 분위기를 정해 장기간 조금씩 바꿔 나가는 것이 현명하다”고 말했다.

최호원기자 bestiger@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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