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 SK사태와 연체율 급증등으로 적자 전망

  • 입력 2003년 4월 14일 14시 4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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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년 간 흑자를 실현했던 은행들이 올 들어 SK 글로벌사태와 연체율 급증 등으로 적자를 보일 전망이다.

14일 은행권에 따르면 1·4분기(1∼3월) 중 산업은행의 당기순이익이 2000억원의 적자를 기록했고 나머지 시중은행들도 사실상 적자를 나타냈다.

시중은행들은 SK글로벌 여신에 대한 대손충당금을 10∼19% 정도 쌓아 놓은 상태에서 일단 흑자를 보였다.

하지만 충당금 적립 부족 분을 추가로 쌓으면 1·4분기 실적은 사실상 적자라는 분석.

은행별로 1·4분기 중 순익을 보면 우리은행이 2000억원, 하나 1000억원 내외, 신한 950억원, 조흥 500억원 등으로 잠정 집계됐다.

하지만 SK글로벌이 완전 자본잠식상태인데다 향후 실사결과 부실규모가 더 커질 가능성이 높아 50%이상의 충당금을 쌓아야 할 것으로 금융계는 보고 있다.

은행들은 구조조정촉진법 대상기업인 하이닉스 여신에 대해서는 손실 처리하거나 90%이상의 충당금을 적립했으며, 완전 자본 잠식상태인 워크 아웃 기업에 대해서는 최소 50%이상의 충당금을 쌓았다.

SK글로벌에 대해서는 하나은행이 올 1·4분기 5591억 원의 여신에 대해 10%의 충당금만 쌓은 것을 비롯, 국민·신한·우리·조흥 등 다른 은행들도 4000~5400억 원의 여신에 대해 각각 19% 정도의 충당금만 적립하는데 그쳤다.

은행 전문가들은 경기침체가 장기화하면 가계대출은 물론 중소기업 대출의 부실규모가 커지면서 적자폭이 늘어날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한편 시중은행들은 올 3·4분기 이후 금융시장이 정상화하면서 연간 순익은 흑자를 기록할 것으로 내다봤다.

임규진기자 mhjh22@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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