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 이렇지요]車보험료 어떻게 올리나

  • 입력 2003년 4월 1일 21시 36분


손해보험사들이 자동차보험료 인상을 놓고 고민에 빠졌다.

손해율이 작년 하반기부터 꾸준하게 오르면서 보험료를 올릴 준비를 해왔는데 2월부터 예년 수준으로 떨어지면서 보험료를 올릴 명분이 없어졌기 때문이다.

그래서 손보업계에서는 ‘손해율이 올라도 고민, 내려도 고민’이라는 말이 나온다.

손해율이란 사고 차량에 지급한 보험금을 고객으로부터 거둬들인 보험료로 나눈 것으로 손보사의 영업수익력을 가늠하는 가장 중요한 지표다.

손보사들은 보험료 일부를 설계사 수당, 임직원 보수 등 사업비로 쓰고 나머지는 보험금을 지급하는 데 사용한다. 회사별로 약간의 차이는 있지만 일반적으로 보험료의 25%를 사업비로 쓴다. 따라서 손해율이 75%를 넘어서면 자동차보험 영업은 적자다.

자동차보험 손해율은 작년 3월 말 65.2%에서 6월 말 61.4%로 개선됐다가 9월 말 66.4%, 12월 말 70.2%로 악화됐으며 올해 1월 말에는 80%대까지 육박했다. 대부분의 보험사들이 보험료를 가지고 사업비를 쓰고 보험금을 주기에도 벅차게 된 것.

전문가들은 1월에 손해율이 급등한 것은 자동차사고 발생이 크게 늘었기 때문이라고 설명한다. 겨울철이고 눈이 많이 내렸기 때문에 사고가 늘었다는 얘기다.

통상 1월에는 계절적인 요인 때문에 손해율이 오르기 마련이지만 예년에 비해 상승폭이 높았다.

일부 보험사들은 이 때문에 올 상반기 중 보험료를 5∼8% 정도 올린다는 계획이었다.

그런데 최근에 집계된 2월 손해율이 예상했던 것보다 많이 떨어지면서 보험료 인상 계획에 차질이 생겼다.

보험사별로 상황이 조금씩 다르지만 2월 손해율이 대부분 70% 안팎으로 내려앉았다.

손보업계 1위인 삼성화재의 경우 손해율이 1월 76.7%에서 2월 69.5%로 낮아졌고, LG화재와 현대해상도 각각 79%와 75.5%에서 71.4%, 64.6%로 떨어졌다.

업계는 이처럼 2월 중 손해율이 갑자기 하락한 것은 눈이 많이 내리지 않은 데다 이라크전쟁을 앞두고 기름값이 크게 오르면서 운행을 자제한 운전자들이 많았기 때문으로 분석하고 있다.

손해율은 3월에도 더 떨어질 것으로 예상돼 손보사들은 결국 자동차보험료 인상계획을 수정할 것 같다.

신치영기자 higgledy@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