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더슨 FIDIC 회장 "엔지니어링 기술이 건설 수준 좌우"

  • 입력 2003년 3월 16일 20시 0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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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지니어링 기술이 뒷받침돼야 건설업도 ‘하이테크 산업’으로 거듭날 수 있습니다.”

세계 건설 엔지니어들의 ‘맏형’인 국제엔지니어링컨설팅연맹(FIDIC)의 아이길 스틴 페더슨 회장(사진). 최근 한국을 찾은 그는 본보와 가진 단독 인터뷰에서 ‘엔지니어링에 대한 투자의 중요성’을 역설했다.

FIDIC은 세계 65개국 55만명에 이르는 건설 엔지니어의 모임. 공사 설계와 감리, 유지 보수 등에 관한 국제적 가이드라인을 제시할 정도로 건설시장에서 큰 영향력을 발휘한다. 국내 건설회사도 대부분 FIDIC의 가이드라인에 맞춰 해외 공사를 수주한다.

“건설에서 엔지니어링이 차지하는 비율은 5%에 불과합니다. 나머지 95%는 건설자재 조달과 시공이 차지하죠. 그러나 5%가 95%를 쥐고 흔드는 것이 바로 건설시장입니다.”

엔지니어링은 플랜트 공사 등 대형 건설 프로젝트에서 일종의 ‘공정 매뉴얼’을 작성하는 것. 엔지니어링에 따라 공사 전체의 수익성도 달라지기 마련이다.

국내 건설회사의 시공 능력은 선진국에 버금가지만 엔지니어링 기술은 60∼70% 수준. 해외 공사를 수주해도 “남는 게 없다”는 말이 나오는 것도 이 때문이다.

“현재로서는 교육에 투자하는 것이 선진국을 따라잡는 지름길입니다.”

페더슨 회장은 방한중 한국엔지니어링진흥협회(KENCA)와 공동으로 한국과학기술원(KAIST)에 엔지니어링 교육 프로그램인 ‘사업관리과정(PM)’을 개설하는 협약을 맺었다. 이르면 5월부터 국내 엔지니어를 대상으로 교육을 시작할 예정.

덴마크 출신의 페더슨 회장은 국내 건설회사와 함께 사우디아라비아 항만공사에 진출하고 서해대교 공사의 감리를 맡는 등 한국과의 인연도 깊다고 말했다.

차지완기자 ch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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