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쟁 북핵 위기 여파 주가 530선 약세

종합주가지수가 530선으로 밀렸다.

11일 거래소시장에서 오전 11시 20분 현재 종합주가지수는 전날보다 8.40포인트(1.53%) 하락한 535.84를 기록 중이다.

종합주가지수는 12.46포인트 하락한 531.78로 출발한 뒤 미국-이라크 전쟁 위기에다 북핵문제 등으로 투자심리가 짓눌리면서 약세를 이어가고 있다. 다만 개인투자자가 장중 매도우위에서 매수우위로 돌아서 지수하락폭은 둔화되는 모습이다.

코스닥시장도 6일째 하락해 35선까지 떨어졌다.

11일 코스닥 주가지수는 전날보다 0.88포인트 하락한 35.32로 출발한 뒤 소폭 등락을 거듭하면서 오전 11시20분 현재 0.73포인트(2.01%) 내린 35.47을 기록하고 있다.

▽거래소= 이날 오전 10시 현재 거래소에서 외국인은 490억원 순매도이고 기관도 나흘만에 매도우위로 돌아서 458억원 매도우위를 기록 중이다. 개인투자자는 투매를 자제하며 74억원 순매수를 나타내고 있다.

운수장비, 증권업종을 제외한 모든 업종이 하락한 가운데 서비스업, 운수창고 업종이 3%대 하락률을 보이고 있다.

내린 종목은 578개(하한가 5개)에 달한 반면 오른 종목은 135개(상한가 2개)에 불과하고 48개 종목은 보합이다.

시가총액 상위종목은 대부분 약세다.

자사주 매입에 들어간 삼성전자는 외국인 매물이 쏟아지며 0.17% 하락한 28만6000원에 거래되고 있고 SK텔레콤(-2.76%), KT(-0.59%), 국민은행(-0.55%), POSCO(-1.94%), 한국전력(-0.29%) 모두 약세다.

SK는 자회사인 SK글로벌의 분식회계와 관련, 지분법평가손실을 최대한 반영해 순익잠정치를 하향조정함에 따라 낙폭이 커지고 있다.

게다가 SK그룹의 분식회계, 이면계약에 대한 검찰 수사결과 발표를 앞두고 SK그룹 주가 동반급락세를 보이고 있다.

SK는 외국인 매도공세로 하락률 9.17%를 기록 중이고 SK글로벌, SK증권, SK케미칼, SKC, SK텔레콤 모두 2∼10% 하락세다.

삼성증권 오현석 연구원은 "저점을 테스트하는 과정이 지속되고 있다"며 "미국-이라크 전쟁 위험에다 북핵문제에 따른 국가위험도 증시에 부담을 주고 있다"고 말했다.

▽코스닥= 미국 증시의 잇단 하락과 전쟁 임박에 따른 불안감으로 투자심리가 극도로 악화돼 코스닥 지수가 연일 추락하고 있다.

이날 오전 10시 현재 개인과 기관은 각각 22억원과 2억원을 순매도하고 있지만 외국인은 2억원을 순매수하고 있다.

업종별로 인터넷 지수가 강보합권에 머물고 있을 뿐 나머지 업종은 1∼3%대의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시가총액 상위사인 KTF와 기업은행은 1%대의 내림세고 강원랜드와 LG텔레콤은 3%대의 하락세다. 국민카드와 하나로통신은 강보합세를 보이고 있다.

다음은 2%대의 상승률을 보이고 있고 옥션과 휴맥스는 강보합세다.

교보증권 박석현 책임연구원은 "기술적으로 바닥권에 근접하고 있지만 불안한 투자심리가 반등 가능성을 억누르고 있다"면서 "시가총액 중심의 외국인 매물이 줄면서 수급 측면에 부담은 다소 경감된 듯 하다"고 말했다.

▽세계증시 동반하락= 전세계 증시가 동반하락하고 있다.

미국 나스닥지수는 전날 26.92포인트(2.06%) 떨어진 1278.37에 마감돼 1300선이 다시 무너졌고 다우지수도 171.85포인트(2.22%) 하락한 7568.18에 마감했다.

일본 닛케이평균주가도 110.23엔(1.37%) 하락한 7932.03으로 8000선도 붕괴됐다. 영국 독일 홍콩 등 전세계 증시도 모두 하락했다.

◇코스닥 지수하락률 세계 최고

코스닥 지수하락률이 전세계 주요 지수 가운데 가장 큰 것으로 나타났다.

11일 대우증권에 따르면 35개 세계 주요 지수의 2000년 고점과 지난주말까지의 주가를 비교했을 때 코스닥 지수 하락률이 가장 큰 것으로 조사됐다.

코스닥지수 하락률은 87.1%로 'MSCI(모건스탠리캐피털 인터내셔널) 글로벌지수' 하락률 44.4%를 훨씬 앞질렀고 코스닥에 이어 미국 나스닥이 74.1%, 일본 자스닥이 70.7% 하락해 첨단기술주 시장이 주가하락률 상위권을 점령했다.

또 종합주가지수(KOSPI)는 48.4% 빠져 이머징마켓 가운데 대만(-57.4%), 필리핀(-52.9%) 다음으로 하락률이 컸다.

올해 주가등락률만 비교해도 거래소와 코스닥시장이 바닥권에서 헤매기는 마찬가지였다.

굿모닝신한증권이 블룸버그에서 집계하는 72개 주요국 지수의 올해 등락률을 달러화로 환산해 비교한 결과, 네덜란드(-22.1%)와 벨기에(-19.7%)에 이어 코스닥시장(-19.0%)이 하락률 3위, 거래소시장(-14.8%)이 하락률 4위에 올랐다.

반면 지난해 국가부도 위기에 몰렸던 아르헨티나 증시(17.6%)와 세계경제의 성장엔진으로 떠오른 중국 상하이시장(10.0%)은 각각 주가상승률 1위와 3위를 기록했다.

굿모닝신한증권 김학균 연구원은 "시장 방향성과 외국인 매도공세는 세계 증시에 연동되는 것으로 분석해야 하지만 북한 핵문제로 대표되는 한국증시의 특수성 때문에 상대적으로 은 하락 폭이 커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대우증권 한요섭 연구원은 "고점대비 하락률이 클수록 반등 강도도 강하다"며 "미국-이라크 전쟁이 임박한 만큼 유가, 환율, 외국인 매매동향의 전환점을 포착해 우량주를 선별매수하는게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홍찬선기자 hcs@donga.com

이나연기자 larosa@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