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산 외국인 임대주택 '빈익빈 부익부'

  • 입력 2003년 3월 10일 17시 5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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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인 임대사업용 주택이 밀집해 있는 서울 용산구 한남동의 빌라촌.사진제공 맥스컨설팅
외국인 임대사업용 주택이 밀집해 있는 서울 용산구 한남동의 빌라촌.
사진제공 맥스컨설팅

외국인 임대주택사업 ‘1번지’인 서울 용산의 부동산시장이 지각변동을 겪고 있다.

특히 외국인 임대사업용 빌라가 많은 한남동과 이태원동, 동빙고동의 임대시장에 ‘부익부 빈익빈’의 차별화 현상이 뚜렷하다. 고급 빌라촌에 투자자가 몰리는 반면 중소형 이하의 빌라 매물은 점점 늘고 있다.

한남동 일대 부동산 공인중개사들은 “용산 미군기지가 서울 밖으로 재배치된다는 소식이 알려지면서 투자를 미루는 사람이 부쩍 늘었다”고 말한다.

또 미국과 이라크의 전쟁 가능성, 반미 감정, 북한 핵위기 등도 용산의 외국인 임대주택시장을 불안하게 만드는 요인으로 꼽힌다.

▽차별화 가속〓외국인 임대주택시장의 최대 장점은 속칭 ‘깔세’라고 불리는 독특한 임대차 방식에 있다. 깔세는 외국인 임차인이 입주하면서 집주인에게 2년치 임대료를 한꺼번에 내는 것. 월세처럼 매달 임대료 입금에 신경 쓸 필요가 없다.

서울부동산컨설팅에 따르면 2년 전만 해도 용산구 한남동 일대 빌라의 연간 임대수익률은 14∼15%였으나 최근 10% 안팎으로 떨어졌다.

소형 평형일수록 하락폭은 더 크다. 한남동 순천향대병원 주변과 이태원동의 30평형대 빌라는 지난해 월 임대료가 300만원이었으나 최근 250만원까지 하락했다.

임대료가 떨어진 것은 수요에 비해 공급이 지나치게 많았기 때문. 최근 외국인 임대주택 개발사업이 호황을 맞으면서 단독주택을 빌라로 재건축하는 사례가 부쩍 늘었다.

주만종 서울부동산컨설팅 이사는 “외국인 임대사업용 빌라 자체가 모호한 개념이어서 공급량이 어느 정도 늘었는지 알 수 없으나 최근 매물이 쌓이면서 제 값을 받지 못하는 사례도 속출하고 있다”고 말했다.

반면 대형 평형의 고급 빌라가 밀집한 한남동 유엔빌리지와 동빙고동의 임대수익률은 10% 이상을 유지하고 있다.

한남동 유엔빌리지에 있는 신축 빌라 45평형은 평당 분양가가 1000만∼1200만원에 월 임대료가 400만원 안팎이다. 한강 조망이 가능하고 정원이 딸린 80∼100평형 단독주택의 월 임대료는 1000만∼1500만원에 이른다.

▽투자 유의사항〓이같은 차별화 현상은 당분간 계속될 것이라는 게 외국인 임대사업 전문가들의 전망이다.

국내외의 불안요소 이외에 실질금리가 사실상 마이너스로 접어들면서 수익이 조금이라도 많은 곳에 돈이 몰릴 수 있기 때문이다.

박진국 맥스컨설팅 사장은 “규모가 작고 반듯하지 못한 땅에 다세대·다가구 형태로 지어진 빌라는 주로 미군이나 단기 체류자를 대상으로 한 상품이어서 수익률도 떨어지고 투자 전망도 어두운 편”이라고 지적했다.

대신 외국 공관원이나 상사 주재원을 겨냥한 순수 외국인 임대주택은 노려볼 만하다고 박 사장은 귀띔했다. △평면이 외국인의 체형에 맞도록 설계돼 있고 △거실과 주방, 욕실의 면적이 넓으며 △층고가 높은 빌라라면 투자 전망이 밝다는 것.

주만종 이사도 “입지여건에 따라 차별화가 심해지고 있으므로 자신의 투자능력 한도 내에서 ‘옥석 가리기’를 해야 한다”며 “신규 입지보다는 정통적인 외국인 타운에 진입로가 넓은 지역을 고르는 게 좋다”고 말했다.

한남동 일대 분양중인 주요 외국인 임대주택
빌라평형분양가(만원)월 임대료(만원)
보보스가든(유엔빌리지)40∼42420∼440
42,000∼44,000
노바스(유엔빌리지)57∼5860,000500
그린하우스3536,500360
그랜드빌330∼3830,000∼38,000300∼380
남산빌라34∼3835,000∼38,000350∼370
베니스3537,000∼38,000370∼380
아트3333,500330
벨라스6465,000650
태양4241,000410
분양가와 월 임대료는 분양회사의 사정에 따라 바뀔 수 있음.
자료:맥스컨설팅(02-790-1148)

차지완기자 ch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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