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닥기업 '거래소로 엑소더스'…강원랜드 등 이전추진

  • 입력 2003년 3월 4일 18시 3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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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닥 시장이 장기 침체에 빠지면서 코스닥 우량기업들이 본격적으로 증권거래소로 옮겨갈 조짐을 보이고 있다.

4일 코스닥증권시장에 따르면 코스닥 시가총액 2위인 강원랜드와 경동제약 원익 대아건설 등이 거래소 이전을 추진하고 있다.

강원랜드는 이날 오후 열린 이사회에서 이달 26일 정기 주주총회에 거래소 이전을 정식 안건으로 올리기로 결의했다.

이에 앞서 은행 가운데 유일하게 코스닥에 등록돼 있는 기업은행은 지난달 28일 열린 정기 주총에서 올해 상반기 안에 거래소로 이전하기로 결정했다.

4일 현재 코스닥 시가총액 2위 기업인 강원랜드(시가총액 2조5800억원)와 3위 종목인 기업은행(1조6110억원)이 거래소로 옮기면 코스닥의 시가총액(35조7460억원)은 11.7% 줄어든다.

이 경우 코스닥의 덩치는 현재 거래소의 15%에서 11%로 감소해 독자적인 시장으로서 면모를 갖추기 힘들어진다.

정기 주총 안건으로 거래소 이전을 상정한 업체는 강원랜드 외에 경동제약 원익 대아건설 이수페타시스 등이 있다.

또 푸른저축은행 엔씨소프트 삼우이엠씨 국보디자인 이스턴테크 선광 등은 이미 거래소이전을 위한 요건을 갖춰놓고 시기를 저울질하고 있다. 이들 6개사는 정기 주총을 거치지 않고도 거래소 상장이 당장 가능한 상태다.

증권업협회는 코스닥기업 이탈을 막기 위해 지난해 12월 16일 ‘등록 취소’ 신청 요건으로 주주총회 의사록 제출을 의무화했으나 이들 기업은 규정을 바꾸기 전에 이사회에서 거래소 이전을 결의했기 때문이다.

증권가에서는 코스닥에서 제대로 평가받지 못하는 우량기업들의 거래소 이전은 막을 수 없는 대세가 됐다고 보고 있다. 특히 오랫동안 거래소 진출이 막혀 있던 기업은행의 거래소행에는 증시 통합과 관련한 정부측의 묵인이 있었을 것이라는 풀이다.

작년에도 코스닥기업 가운데 한국콜마 우신시스템 신세계건설 교보증권 세종공업 삼영 마니커 등 7개사가 거래소로 이전했다. 그전에는 웅진코웨이와 필룩스 등 2개사에 불과했다.

코스닥증권시장측은 “거래시스템 정비와 차별화된 서비스로 우량 등록업체들의 거래소 이전 움직임을 막을 계획”이라며 “작년에 코스닥에서 거래소로 이전한 기업의 경우 상장 후 주가가 오히려 하락하는 등 시장 이전에 따른 주가상승 효과는 크지 않다”고 주장했다.

올해 거래소로 이전을 추진중인 코스닥기업
구분회사
정기주총에서 이전 결의기업은행
정기주총 안건으로 상정강원랜드 경동제약 원익
대아건설 이수페타시스
이사회에서 이전결의
(정기주총 결의불필요)
푸른저축은행 엔씨소프트
삼우이엠씨 국보디자인
이스턴테크 선광
자료:각 회사, 금융감독원

이철용기자 lc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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