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AP로리 켈리 부사장 "우리제품 한번 맛보면 평생 쓸것"

  • 입력 2003년 3월 4일 18시 3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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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심한 불경기인데도 SAP는 시장점유율을 꾸준히 높이고 있다.”

SAP 독일 본사에서 글로벌 커뮤니케이션을 담당하고 있는 로리 켈리 부사장은 실제로 SAP는 지난해 4·4분기(9∼12월)에 그동안 고객관계관리(CRM) 분야에서만큼은 부동의 1위 업체였던 시벨을 추월하는 성과를 올렸다고 밝혔다.

켈리 부사장이 강조하는 SAP의 경쟁력은 고객 회사와의 신뢰관계 형성. 그는 “고객 회사와의 네트워크가 SAP의 장래를 결정짓는다”며 “고객 회사에서 SAP 제품 운영을 맡은 컨설턴트에 대한 교육을 강조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SAP 소프트웨어를 다룰 줄 아는 SAP 컨설턴트는 한국에서만 6000여명, 전 세계적으로는 10만여명에 이른다. SAP 소프트웨어를 다룰 줄 알면 결국 SAP 소프트웨어를 다시 쓸 수밖에 없을 것이라는 것이 SAP측의 생각이다.

SAP는 올해 경쟁사에 비해 상대적으로 밀려 있던 미국 시장에서 확고한 위치를 차지하는 데 전력을 쏟을 예정이라고 켈리 부사장은 밝혔다.

“미국은 세계 최대의 시장이다. SAP는 최근 SAP아메리카에 새로운 최고경영자(CEO)를 임명한 것을 계기로 올해엔 공격적인 마케팅전략을 세워 놓고 있다. 곧 유럽시장에서 누리고 있는 확고한 위치를 미국에서도 차지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

발도로프(독일)=공종식기자 kong@donga.com

▼SAP의 파격적 복지혜택 ▼

여가시간을 이용해 밴드 활동을 하고 있는 SAP 직원들. 사진제공 SAP

‘SAP는 특별한 회사다.’

SAP 직원들은 한결같이 SAP가 참 좋은 회사라며 이렇게 말했다.

우선 SAP 직원들이 ‘특별한 점’으로 가장 먼저 드는 것은 회사가 직원들에게 많은 복지혜택을 주고 있다는 사실이다. 예를 들어 SAP 직원들은 주택 구입시 회사에서 무이자로 2만6000유로(약 3367만원)까지 대출을 받을 수 있다. 처음 3년 동안은 부분적인 원금 상환 의무도 없다.

또 만약 회사 업무 때문에 1년에 1만㎞ 이상을 다녀야 한다는 사실만 인정되면 자동차 구입시에도 아주 낮은 이자로 2만1000유로(약 2719만원)까지 대출해 준다.

직원들에 대한 배려는 여기에서 끝나지 않는다. 회사는 직원들이 여가를 즐길 수 있도록 밴드 오케스트라 등 각종 동호회 활동에 대한 지원을 아끼지 않고 점심도 무료로 제공한다.

2001년부터 계속되고 있는 정보기술(IT) 경기의 침체로 SAP도 인원감축 등 비용 절감 노력을 했지만 미국의 경쟁사와는 달리 대규모 해고조치를 하지 않았던 것도 이 같은 사내문화에서 비롯되고 있다.

SAP의 또 다른 특징은 전체 직원 가운데 여성이 차지하는 비율이 40%에 이를 정도로 여성인력에 대한 의존도가 높다는 것. 컴퓨터 작업이 대부분을 차지하는 소프트웨어 회사의 이 같은 여직원 비율과 관련해 SAP는 ‘여자가 수학이나 과학을 잘 못한다’는 속설을 반박하는 사례로 자주 인용되기도 한다.

SAP에는 워낙 뛰어난 여성 인력이 많아 일하는 부인을 대신해 육아와 살림을 도맡아 하는 외조형 남편도 상당수에 달한다고 SAP 홍보팀은 전했다.

이 같은 인력구조 때문에 SAP는 저렴한 비용으로 아이들을 돌봐주는 사내 보육시설이 잘 갖춰져 있다. 또

갑자기 회의가 길어지는 ‘비상상황’이 발생하면 일하는 엄마를 대신에 아이를 돌봐 주는 ‘긴급 보육팀’도 24시간 대기하고 있다.

발도로프(독일)=공종식기자 k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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