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업종 기지개 봄날이 올까 "반도체 비수기-고평가 여전"

  • 입력 2003년 2월 25일 18시 5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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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증시의 반짝 상승세를 주도한 정보기술(IT) 업종이 추가 탄력을 받을 수 있을까.

IT 관련주는 증시가 하락할 때 ‘추락’하지만 반등할 때는 가장 빠르게 치솟는 종목. 종합주가지수가 지난주 600선을 회복한 것은 세계 IT업종의 반등에 힘입었다는 것이 증시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강세 보인 IT업종 지수〓세계 증시에서 IT업종의 모건스탠리 시장지수(MSCI)는 2주 연속 크게 상승해 작년 말에 비해 MSCI 전체 평균보다 6%의 초과상승률을 나타냈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 지수가 연초 대비 3.6% 떨어진 상황에서 미국의 IT업종은 유일하게 3%가량 상승했다. 작년 4·4분기(10∼12월) 순익증가율도 22%에 이르러 10.4%였던 S&P500 순익증가율보다 훨씬 높았다.

국내에서도 11일 이후 지난 주말까지 전기전자 업종이 13.4% 상승해 가장 높은 상승률을 보였다. 대표주인 삼성전자가 바닥에서 19%가량 뛰어올랐으며 아남반도체 등 반도체 관련주와 삼성SDI 유일전자 등이 모두 강세를 보였다.

▽주요 변수는 반도체 시장〓이런 움직임에는 대표적 IT업종인 반도체 가격의 급락세가 한풀 꺾인 점이 크게 작용했다.

DDR 256메가 D램 가격은 지난해 11월 이후 67%가 빠져 평균 2.9달러까지 떨어진 뒤 3개월 만에 반등에 성공했다. 25일 256메가 D램 가격은 나흘간 연속 반등해 3달러선을 회복한 뒤 소폭 하락한 3.01달러에 거래됐다.

이는 3월 아시아 시장의 신학기 수요 및 D램 시장의 재고조정 기대감에 따른 것. 반등 이후 메릴린치사는 최근 반도체업종에 대한 투자 의견을 상향 조정하고 14개 관련 주식의 투자등급을 올렸다.

그러나 대우증권 정창원 애널리스트는 “반도체 사이클의 성격상 비수기인 4월까지 가격이 오를 수 없는 데다 수급상황에도 변화가 없다”며 “D램 반도체 가격은 2.5달러 이하로 떨어질 수 있다”고 아직 우려의 시각을 버리지 않고 있다.

실제 미국의 시장조사기관인 데이터퀘스트는 24일 올해 전 세계 반도체시장의 매출 증가율 전망치를 기존의 12.1%에서 8.9%로 낮췄다.

동원증권 김세중 연구원은 “D램 반도체 가격 상승이 수요 회복을 바탕으로 하고 있지 않은 데다 미국 IT주의 주가수익률(PER)이 27배로 최고치 수준이어서 단기적으로 추가 상승이 쉽지 않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LG투자증권 구희진 애널리스트는 “당분간 IT업종의 등락은 계속되겠지만 관련 기업들의 펀더멘털이 나쁘지 않은 점을 감안할 때 3·4분기 정도에는 본격적으로 주가 상승을 주도하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정은기자 light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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