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드피플]전직원 386 '컴온' 이승목사장 "팀워크가 가장 큰 자산이죠"

  • 입력 2003년 2월 17일 17시 3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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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의력도 386스타일로 발휘한다.’

신생 광고사 ‘컴온’의 이승목 사장(38·사진). 대기업 계열 광고회사에 다니던 그는 1990년대 후반, 정보기술(IT) 바람이 불었을 때 벤처기업을 창업했다. 그러나 ‘돈만 바라보고 하는 일’과 ‘돈은 잘 모르겠지만 재미있는 일’ 중 자신의 적성은 후자라는 것을 곧 깨달았다.

법인등록증상 회사의 업태에 ‘광고대행업’을 추가시키고 다시 ‘솔잎’을 먹기 시작하자 그는 비로소 갈증이 풀리는 듯했다.

함께 일하던 직장동료들을 불러모았다. ‘으자 으자’ 어깨 서로 걸고 뜻을 함께 나누는 전형적인 ‘386세대’인 동료들은 길게 생각 않고 이 사장의 손을 잡아줬다.

‘OK! SK’ ‘잘 자, 내 꿈꿔’ ‘선영아 사랑해’ 등 우리 광고 역사에 한 획을 그은 광고물 제작에 참여했던 20여명의 ‘선수’들은 모이자마자 작은 개혁을 이뤄냈다.

‘강한 리더’와 ‘한두 명의 천재’를 중심으로 광고를 제작하는 관행을 깨고, 모든 일을 집단으로 하기 시작했다.

컴온에서는 석달에 한 번씩 사장이 전 직원을 대상으로 ‘경영 설명회’를 연다. 미주알고주알, A4용지 구입 가격까지 낱낱이 공개하고 현재 진행 중인 광고와 공개입찰에 참여할 잠재 광고주에는 어떤 업체들이 있는지 알려준다. 컴온 직원이 갖고 있는 회사에 관한 정보는 사장이나 말단 직원이나 수준이 똑같다.

일단 광고주가 정해지면 직급에 상관없이 가장 잘할 수 있는 사람을 팀 리더로 정한다. 후배가 팀장이 되더라도 선배들은 연조 차이를 잊고 좋은 광고를 만들기 위해 지원을 아끼지 않는다.

3개월에 한 차례씩은 ‘전투 체육의 날’을 갖는다. 래프팅이나 스키 해변축구 등을 하면서 쌓이는 팀워크는 컴온의 가장 큰 자산이다.

이런 컴온의 노력은 지난해 2월 결실을 보았다. 세계 9위권의 일본 광고제작사 하쿠호도가 컴온에 대한 투자를 결정하고, 전략적 파트너로 선정한 것.

이 사장은 “광고업계에서 ‘386스타일’이 하나의 장르로 자리잡을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컴온은 현재 LG전자 해외광고, 한국담배인삼공사, 외식업체 베니건스, 한국관광공사 해외광고 등을 담당하고 있다.

나성엽기자 cpu@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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