盧당선자-조흥銀 노조 이례적 만남

  • 입력 2003년 1월 29일 18시 5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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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무현(盧武鉉) 대통령당선자가 14일 이용득(李龍得) 금융노조위원장과 허흥진(許興辰) 조흥은행 노조위원장 등을 비공개로 만난 것으로 확인됐다.

대통령당선자가 매각작업이 진행중인 금융기관 관계자를 만나면서 매각 주체인 정부측을 배제하고 매각을 반대하는 노(勞)와 접촉한 것은 이례적인 일이다.

이낙연(李洛淵) 당선자대변인은 29일 “노 당선자가 금융노조위원장과 조흥은행 노조위원장 등을 만났으며 노 당선자는 그 자리에서 조흥은행 매각문제가 노조의 파업 없이 노-정간에 원만히 타결되도록 대화하고 설득했다”고 밝혔다.

이 대변인은 또 “노 당선자가 일방적 실사(實査)가 아니라 노조도 동의하는 기관에 실사를 맡겨 그 결과를 놓고 판단하자고 권고했다”면서 “노 당선자는 또 민주당 정세균(丁世均) 정책위의장을 통해 공적자금관리위원회와 협의하도록 지시했다”고 말했다.

이어 이 대변인은 “노 당선자의 이 같은 제안을 노조와 공자위가 채택, 조흥은행 문제가 원만히 풀려가고 있다”며 “노 당선자는 후보시절부터 공약해온 노사대화와 중재를 실천하고 있으며 그 결과가 바람직하게 나타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공자위는 3자 회동 이틀 뒤인 16일 ‘제3자에 의한 재실사’를 매각 조건에 추가했다.

이 회동과 관련, 이 금융노조위원장은 “노 당선자가 취임 전에 식사를 한번 하면 어떻겠느냐고 제의해와 현안이 걸려있는 조흥은행 노조위원장과 함께 나갔다”고 말했다.

그는 “노 당선자에게 조흥은행 매각과 관련, 재정경제부의 자료가 신뢰성이 없다는 점을 설명하고 제3자 실사를 요구했다”면서 “당선자가 제3자 실사를 하면 독자생존이 되든 안 되든 받아들이겠느냐고 물어와 그렇게 하겠다고 답했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민주당의 정 정책위의장은 “당선자가 특별히 그 문제(조흥은행 매각) 때문에 만난 것이 아니며 당선자는 다양한 개인들을 만나고 있다”면서 “‘헐값시비’가 있는 사안을 투명하게 처리하기 위해 제3자가 참여하는 실사를 하는 것은 당연한 것”이라고 말했다.

박중현기자 sanjuc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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