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드사 연체율급등 '부메랑'…회원늘리기 과열경쟁

  • 입력 2003년 1월 23일 18시 21분


무분별한 카드발급으로 신용불량자 양산 원인을 제공한 카드사들이 연체율 급등이란 ‘부메랑 효과’에 흔들리고 있다.

9개 전업 신용카드사 가운데 3개사는 1개월 이상 연체율이 10%를 넘는 위험 수위에 이른 것으로 나타났다.

본보가 23일 입수한 지난해 11월 말 현재 신용카드사 연체율 자료에 따르면 최근 롯데로 넘어간 동양카드는 1개월 이상 연체율이 18%나 되고 이어 외환카드 12.2%, 현대카드 10.6%, 국민카드 9.9%였다.

금융감독원은 올 6월 말 반기결산을 기준으로 1개월 이상 연체율이 10%가 넘고 순적자를 기록한 카드사에 대해 적기시정조치를 내릴 예정이다.

이에 따라 10% 전후 연체율을 기록한 카드사들은 최근 비상대책위를 구성하는 등 긴급대책을 마련하고 있다.

금감원 관계자는 “조건을 충족하지 못하는 카드사들에 대해 당장 영업정지 등 조치를 취하기보다는 내부경영 합리화와 같은 경영개선 권고를 할 것”이며 “올해 카드사용액이 15% 정도 성장할 것이기 때문에 추가 연체만 발생하지 않는다면 카드사의 수익구조는 개선될 수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아직 연체율이 꺾이지 않았고 추가 충당금 적립이 필요하기 때문에 앞으로 6개월 동안 수익구조가 개선될지는 미지수라고 지적하고 있다. 또한 경영개선권고만 받더라도 해당 카드사의 자금조달구조는 더욱 악화될 것으로 전망했다.

9개 전업카드사 외에 16개 은행 겸영카드사의 연체율은 더욱 악화된 상태여서 금융감독위원회는 은행이 직접 겸영하는 카드업의 건전성을 높이기 위해 은행감독업법 규정 개정을 서두르고 있다.

김용기기자 y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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