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션업계 해외진출-글로벌 브랜드 키우기 한창

  • 입력 2003년 1월 14일 18시 1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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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패션업체들이 세계 시장을 겨냥하고 있다. ‘우물안 개구리’식의 제품 개발에서 벗어나 해외 트렌드에 맞는 ‘글로벌 브랜드’를 키우고 있는 것. 수입 명품 브랜드의 국내 진출과 내수시장의 한계에 직면한 패션업체들이 해외에서 통하는 브랜드를 만들어야 살아남을 수 있다는 위기감을 느끼고 있기 때문이다.

▽눈높이 브랜드로 해외 진출〓캐주얼 브랜드 이랜드는 지난해 ‘E·LAND’라는 고유 브랜드를 내세워 미국 시장에 진출했다. 이랜드는 국내 디자이너를 미국 현지에 한달 동안 보내 식당, 극장 등 문화 체험을 하는 독특한 시장 조사 방식으로 ‘눈높이 디자인’을 내놓고 있다. 이랜드는 미국 시장에서 올해 300만달러, 2005년 3000만달러의 매출을 기대하고 있다. 2000년 미국에 진출한 아동복 브랜드 ‘이랜드키즈’도 현지 고객의 취향에 맞춘 디자인, 원단, 색상 등으로 2001년 300만달러, 2002년 700만달러의 매출을 올렸다.

여성복 브랜드 데코는 지난해 중국의 로먼인터내셔널과 로먼데코사를 합작 설립하고 올 7월경 중국 현지에 맞는 여성 캐주얼 브랜드를 내놓을 계획이다. 로먼데코 현영설 기획실장은 “중국 시장을 공략한 뒤 싱가포르, 홍콩 등 아시아권으로 진출하겠다”고 말했다.

99년 골프웨어 브랜드 ‘아스트라’라는 국산 브랜드로 미국 시장에 진출한 제일모직은 신사복 갤럭시, 스포츠 브랜드 ‘라피도’ 등에 이어 지난해 ‘아스트라’ ‘후부’ 등의 브랜드를 중국 시장에 내놓았다.

▽글로벌 브랜드를 키워라〓해외 진출을 염두에 두고 1억∼2억원의 비용을 들여 해외 패션 전문가에게 컨설팅을 받아 ‘글로벌 브랜드’를 키우는 기업도 나오고 있다. 해외 패션 트렌드에 뒤져서는 세계 시장에서 살아남기 어렵기 때문이다.

유나이티드쓰리는 지난해 미국의 패션디렉터 사이먼 언글라스의 컨설팅을 받아 캐주얼 브랜드 ‘멤버홀리데이’를 내놓았다. 유나이티드쓰리는 시즌별로 디자인, 색상 등에 대한 컨설팅을 받을 계획.

박소영 홍보팀장은 “‘멤버 홀리데이’는 해외 진출을 염두에 두고 기획된 브랜드”라며 “올해 미국 시장 진출을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코오롱이 출자한 인테그랄SA가 내놓은 영 캐주얼 ‘쿠아’는 프랑스 패션정보업체인 넬리로디사의 컨설팅을 시즌별로 받고 있다.

신재호(申在鎬) 대표는 “국내 패션업체들이 비싼 돈을 주고 해외 컨설팅을 받는 것은 글로벌 브랜드를 만들기 위한 걸음마”라며 “올해 연말 일본, 중국 등 해외 진출을 본격 추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박 용기자 park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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