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락장세 내년에는…]증시 악재…악재… 1월효과도 감감

  • 입력 2002년 12월 30일 18시 22분


올해 주식거래 마지막날인 30일 한 투자자가 컴퓨터를 통해 주가 흐름을 살펴보고 있다. 이날 종합주가지수는 전날보다 29.37포인트나 급락했다.이종승기자
올해 주식거래 마지막날인 30일 한 투자자가 컴퓨터를 통해 주가 흐름을 살펴보고 있다. 이날 종합주가지수는 전날보다 29.37포인트나 급락했다.이종승기자
증시가 심리 재료 수급 펀더멘털 등이 모두 어려운 ‘사면초가(四面楚歌)’에 빠졌다.

4월18일 937.61까지 올랐을 때만 해도 1000포인트 돌파에 대한 기대가 컸지만 기업이익 증가세가 주춤하면서 미끄럼을 탔다.

연말 폐장을 앞두고는 북한 핵 문제와 미-이라크 전쟁 가능성 등 장외악재로 외국인이 매물을 내놓고, 정권교체에 따른 정책 불확실성에 대한 우려감까지 겹쳤다.

작년 말에 비해 종합주가는 9.5%, 코스닥지수는 38.6% 떨어졌다. 일본 대만 홍콩 등 아시아뿐 아니라 미국 유럽까지 주가 하락세가 이어지고 있다.

▽잇단 악재로 주가 급락〓북한 핵 문제를 중요하게 여기지 않던 외국인이 마지막날 갑자기 1500억원에 이르는 매물을 내놓아 주가 폭락을 이끌었다. 외국인은 북한 핵 문제가 본격화한 20일에 1266억원 순매수한 것을 비롯해 지난 주말까지 매수우위를 이어왔다.

굿모닝신한증권 이근모 부사장은 “외국인이 북한 핵 문제로 투매(Panic Selling)에 나섰다”며 “연말이어서 기관들의 매수가 없고 개인들도 사자에 소극적이어서 하락폭이 컸다”고 설명했다.

삼성증권 김지영 투자정보팀장은 “개인들은 대통령당선자의 경제정책에 대한 불안으로 주식 매도에 나서고 있다”면서 “새 정부의 정책은 시장이 수용할 수 있는 범위 안에서 이뤄질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에 지나치게 반응할 필요는 없다”고 지적했다.

국제유가 급등도 주가 하락 요인으로 작용했다. 서부텍사스중질유(WTI) 가격은 배럴당 33.2달러로 2년여 만에 최고치였다. 미-이라크 전쟁 가능성과 베네수엘라 파업의 여파이다.

내수가 급속히 줄고 있어 내년 국내경기 전망이 적어도 상반기까지는 어둡다는 점도 투자자들의 심리를 위축시키고 있다.

이런 악재에 미국 등 세계증시의 동반 하락이 겹쳐 그야말로 최악의 상황이다.

▽‘1월 효과’ 어려워, 600선 붕괴에 대비해야〓전문가들은 북한 핵 문제와 미-이라크 전쟁 등 주가 하락 요인이 단기간에 해결될 가능성이 적어 당분간 주가 약세가 이어질 수밖에 없다고 전망한다.

우리증권 신성호 이사는 “최근 증시는 장외 요인에 좌우돼 예측의 영역을 벗어나고 있다”며 “내년 1·4분기까지 약세국면이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삼성증권 김지영 팀장은 “현금을 가진 사람은 매수를 늦추고 우량주를 보유 중인 투자자는 매매를 자제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조언했다.홍찬선기자 hc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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