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내년 8조8000억 시설투자

  • 입력 2002년 12월 24일 18시 37분


삼성그룹이 내년에 모두 8조8000억원 규모의 시설투자를 한다.

삼성 구조조정본부는 내년도 시설투자액을 올해 6조5000억원보다 35% 늘어난 8조8000억원으로 잡았다고 24일 밝혔다. 연구개발비는 올해 3조7000억원보다 16% 늘어난 4조3000억원을 투자하기로 했다.

삼성이 세계 금융 시장의 불안정과 미국 경기 불투명, 통상 마찰 심화 등 불안정한 국내외 여건에도 불구하고 연구개발비와 시설 투자를 늘리기로 한 것은 주력 사업분야에 대한 집중 투자를 통해 경쟁 우위를 확실히 다지기 위한 전략으로 풀이된다.

주요 투자 내용은 경기도 화성 공장의 반도체 300㎜(12인치) 12라인과 초박막트랜지스터 액정표시장치(TFT-LCD) 5세대 6라인 신설, 플라스마 디스플레이 패널(PDP) 등 차세대 디스플레이와 휴대전화 공장 라인 증설 등이다. 삼성전자를 비롯한 전자 계열사들의 시설투자가 7조원을 훨씬 넘어 삼성 그룹 전체의 90%를 차지할 전망이다.

삼성은 이와 관련, 이건희(李健熙) 회장이 “경기가 불황일수록 투자를 대폭 늘려 경쟁사와 더욱 차별화하라”고 지시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국내 경기 활성화를 앞당기고, 주력 사업에서 절대적인 경쟁 우위를 확보하기 위해 전략 분야의 시설투자를 대폭 늘리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내년도 사업계획은 예상 환율을 1달러에 1100원으로 정하는 등 보수적으로 잡았으며, 이에 따라 매출액과 순이익은 각각 올해 수준으로 예상하고 있다.

한편 삼성 그룹은 올해 매출액 137조원, 세전 이익 15조원(주요 계열사 25개사 기준)으로 사상 최대 실적을 올린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작년에 비해 매출은 10%, 세전 이익은 127% 늘어난 것이다. 또한 올해 312억달러의 수출을 달성해 한국 전체 수출액 1600억달러의 20%를 차지할 것으로 전망했다. 삼성은 21일 열린 사장단 회의에서 내년도 수출 목표를 올해보다 17% 늘어난 365억달러로 세우고 계열사별로 이를 달성하기 위한 사업전략을 확정했다.

부채비율은 1997년말 366%에서 올해말 65%로 대폭 낮아졌으며 내년에는 56%로 낮출 계획이다.

신연수기자 ysshi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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