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권 단기상품 370조 사상최대…6개월미만 유동자금 몰려

  • 입력 2002년 12월 15일 15시 50분


금융권의 만기 6개월미만 단기유동상품에 사상 최대인 370조원이 몰려있는 것으로 집계됐다. 이처럼 단기유동자금이 많으면 금융회사도 자금을 단기로 운영할 수밖에 없어 기업의 설비투자를 위한 장기대출 등이 어려워지는 부작용이 나타날 수 있다.

15일 한국은행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은행 투자신탁 종합금융사의 11월말현재 총수신은 783조원으로 이 가운데 만기6개월 이하의 단기자금은 370조원(전체의 47.2%), 6개월이상 장기자금은 413조원(52.8%)인 것으로 집계됐다.

단기자금 규모는 2001년말 313조원에 비해 18.2%(57조원), 2000년말 254조원에 비해 45%(116조원)가 늘어난 것이다.

금융계는 수시로 들어오고 나가는 증권사의 고객예탁금까지 포함하면 시중 단기자금 규모가 380조원에 이를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이같은 현상은 콜금리(4.25%)와 3년만기 국고채수익률(5.30%)의 금리차가 1%포인트에 불과하고 3개월만기 정기예금 금리(4.34%)와 1년만기 예금금리(5%)도 큰 차이가 없기 때문.

시중자금의 단기화 추세가 가속화된다는 것은 그만큼 자금시장의 기반이 불안정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국민은행 경제경영연구원 손준호 박사는 "아직까지는 단기자금의 증가세가 금융시장에 큰 불안을 가져올 것으로 보지는 않는다"며 "그러나 단기자금이 주식시장 등으로 자연스럽게 흡수되지 않고 불안하게 움직이면 결국 통화흡수를 통해 해결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김두영기자 nirvana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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